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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어르신사랑연구모임 cafe.daum.net/gerontology

친구의 어머니는 위로 딸 넷을 낳으신 끝에 아들을 얻으셨고, 다섯 자녀 모두 결혼시키고 나서는 아버지와 두 분이 사셨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이재(理財)에 뛰어나 두 분이 따로 따로 재산을 모으셨는데, 그 규모가 아주 커서 정말 아무런 걱정 없는 노년을 보내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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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이 돌아가시면 쓰실 장지(葬地)를 미리 구해 놓을 때의 이야기이다. 어머니가 '나는 너희들 아버지랑 같이 묻히기 싫으니, 꼭 따로 묻어야 한다'고 신신당부하며 끝내 두 자리를 고집하셨다고 했다. 어머니는 지병이 악화돼 지난 해 여름 67세로 세상을 떠나셨고 준비해 둔 곳에 묻히셨다.

그런데 혼자 남으신 아버지께서 어느 날 말씀하시기를, “나는 너희들 엄마랑 합장하면 되니 장지 한 곳은 이 다음에 아들네가 쓰도록 해라.” 돌아가신 어머니는 말씀이 없으시고, 두 분 부부의 인연은 무덤에까지 이르게 생겼다.

또 다른 친구의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는 한 집에 사시면서도 서로 말씀을 거의 안 하신다고 했다. 매사에 답답할 정도로 꼼꼼한 시아버지와 급하고 불같은 시어머니의 성격 차이 탓인지, 각방 쓴 지도 무척 오래 되셨고 사사건건 부딪치다 보니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니면 거의 입을 다물고 지내신다는 것이다.

역시 나중에 쓰실 장지 구입 때의 이야기다. 맞춤한 곳이 나섰을 때, 시어머니께서 아무 말씀도 없이 합장용으로 한 자리를 정하시더란다. 지난 정초에 친구 시어머니께서는 텔레비전 아침 방송에서 띠별 궁합을 알려주는 것을 지켜보시더니 슬며시 웃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네 시아버지 띠랑 내 띠가 궁합이 맞는단다. 그렇게 성격이 안 맞는데도 이만큼 산 걸 보면 정말 궁합이 좋긴 좋은가 보다.”

시아버지를 두고 부부의 인연이 아닌 것 같다고 늘 말씀하시던 시어머니가 부부 합장용으로

장지를 구입하고, 맞지 않는 성격보다는 좋다는 궁합을 말씀하시는 것을 보며 친구는 부부의 인연이란 것이 어디까지인지를 곰곰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노년기 부부의 유형을 보면, 부부간의 친밀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부중심형'과 배우자 한 사람은 부모 역할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자녀 역할을 하면서 보호와 양육, 지배와 순종, 의존성의 특성을 갖는 '부모-자녀형'이 있다. 배우자의 한쪽이 건강을 잃었을 때 많이 볼 수 있는 형태다. 또 한 가지 유형은 친구나 동료로서 행동하면서 '부부관계의 친밀감과 부모 역할의 만족감이 섞여 있는 동료형'이다.

또한 노년기 부부관계의 만족도를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신혼기에 가장 높다가 중년기·노년기를 통해 계속 낮아지는 형과 신혼기에 높다가 이후에는 낮아지지만 자녀들이 다 집을 떠나는 '빈둥지기(empty nest period)'에 다시 높아지는 U자형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혼에 만족한다는 노인의 대부분은 좋은 결혼관계에 관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행복한 결혼을 하고 중년기까지의 결혼생활이 만족스러웠던 부부가 노년기에도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족 안에서 부부간의 평등과 역할 분담의 융통성이 결혼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행복한 부부로 노년기를 보내기 위한 준비 역시 결코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열두 효자 악처만 못하다”“이 복 저 복 해도 처복이 제일이다”“이 방 저 방 해도 서방이 제일이다”. 부부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하고 각별한 존재라면 그 인연이 어찌 무덤 속인들 따라가지 못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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