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5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과 보호자가 함께 하교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뉴시스·여성신문
2020년 11월 5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과 보호자가 함께 하교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뉴시스·여성신문

서울 성동구가 육아, 가사, 간병 등 돌봄 노동도 경력으로 인정하는 조례를 제정, 공포했다. 전국 최초다.

지난 4일 공포된 ‘서울시 성동구 경력 보유 여성 등의 존중 및 권익 증진에 관한 조례’다. 널리 쓰이지만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경력단절’ 대신 ‘경력보유’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또 구청장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을 해야 하는 환자나 노인, 어린이와 같은 사람을 돌보는 모든 활동’에 대한 경력인정서를 발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경력보유여성의 취업 역량 강화 교육 지원, 지역 내 기업 및 단체 등과 적극 협력할 책무도 규정했다.

‘서울시 성동구 경력 보유 여성 등의 존중 및 권익 증진에 관한 조례’ 일부. ⓒ온라인 화면 캡처
‘서울시 성동구 경력 보유 여성 등의 존중 및 권익 증진에 관한 조례’ 일부. ⓒ온라인 화면 캡처

성동구는 단계적 실천을 위해 지난 8일부터 ‘커리어 리스타트 챌린지 10기’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 중이다. 경력보유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력서 작성법 특강 등 실질적인 재취업 노하우를 전수하고, 기존 프로그램에 경력인정 신청서 작성 워크숍을 추가했다. 이수자는 시범적으로 경력인정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업들과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성동구는 지난 5일 ㈜클리오, 11일 경력보유여성 채용 플랫폼 및 관련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뉴그라운드, 더블유플랜트(W Plant), alookso(얼룩소), 위커넥트 4개 업체와 함께 각 기업 특성에 맞는 경력보유여성 존중 및 권익 증진에 관한 사업 협약을 맺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번 조례는 무급, 비공식 돌봄노동을 행정이 경력으로 인정하는 최초의 제도화된 시도”라며 “앞으로 여성이 경력을 유지, 발전시키고 일과 생활의 조화를 지향하며 지속적인 경제활동과 사회참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력단절 시기를 보낸 여성을 위해 도입된 경력인정 사업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경력인정 범위 확대와 검토를 추진하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노동경험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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