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W GOLD AWARD 받은 이랜드 그룹

채용부터 승진까지 철저한 능력제 임신직원 산전교육·보육환경 앞장

@A3-2.jpg

이랜드 이응복 부회장▶

“여성할당은 필요 없다. 차별 없이 능력으로만 평가한다면 여성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는다.”

여성임원 2명, 여성본부장 10명, 직원의 50%가 여성인 이랜드 그룹의 기본 정신이다. 여성인력 활용이 미래 경쟁력으로 주목받으면서 기업들이 뒤늦게 여성 할당 30% 목표를 잡고 있는 가운데 이랜드 그룹은 이미 이 같은 성과를 이룩했다.

전문직여성한국연맹(이하 BPW 회장 김영순)은 이에 따라 지난 20일 이랜드 그룹 이응복 부회장에 제11회 BPW GOLD AWARD를 수여했다. 이 상은 BPW가 여성의 지위향상과 양성평등 실현에 기여한 기업이나 조직을 선정해 매년 시상해 오고 있다. 심사위원장인 김석준 이화여대 교수는 “이랜드 그룹은 여성 고용창출의 양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회사운영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양성평등을 제도화하고 실천해 간 것이 높이 평가됐다”고 밝혔다.

~A3-3.jpg

차별 없는 채용·인사 제도와 양성평등한 기업문화를 실천해 온 이랜드 그룹이 지난 18일 BPW GOLD AWARD를 수상했다. 사진은 지난해 디자이너 인증을 받고 기뻐하는 이랜드 그룹의 직원들.◀

이랜드 그룹은 지난해 신입사원 120명 중 여성 65명을 채용해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전체 직원 2216명의 절반에 해당되는 1103명이 여성으로 대기업 중 가장 높은 여성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여성임원 2명은 물론 사업 최고 책임자인 여성 본부장이 10명에 이른다. 과장급 이상 여성 비율이 32%, 대리급 44%, 주임급 53% 등 중간 관리직에도 여성들이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다.

채용은 물론 승진과 인사에서 차별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양성평등한 기업문화를 만들어 온 노력의 결과다. 채용의 경우 여성은 여성이 면접하고 군 복무 관련 남녀차별 조항을 폐지했다. 반면 승진과 인사에서는 별도의 제도나 배려 정책을 두지 않고 있다. 업무영역에서나 기회부여 측면에서 제도적인 성차별이 없는 만큼 성별에 상관없이 능력으로 평가받게 한 것이다. 이는 오히려 여성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여성들이 고위직 또는 관리직으로 성장한 것에는 여성친화적인 기업문화가 크게 작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기혼여성을 위한 프로그램들이다. 이랜드 그룹은 지난 96년부터 임신 여직원을 대상으로 모유수유, 라마즈 호흡법 등 자녀출산과 양육을 돕기 위해 산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착유실, 모유 보관용 냉장시설 등을 마련해 출산 후 모유수유를 위한 환경을 제공했다. 결혼 후에도 여성이 가정과 직장을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또한 접대나 술자리 회식을 없애고 성별과 직급에 상관없이 사적업무나 청소를 개인이 직접 하도록 해 여성들이 직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김석준 심사위원장은 “사회적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극복하고 기업 내 양성평등을 실현한 이랜드의 기업경영 성공사례를 보다 많은 국내 기업들이 참고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선희 기자sonagi@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