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에 총...옷으로 신원 확인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교육과 취업 기회 보장, 정부 구성에 참여할 권리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카불=AP/뉴시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교육과 취업 기회 보장, 정부 구성에 참여할 권리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카불=AP/뉴시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발흐주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의 한 주택에서 여성 4명이 살해됐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대변인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그 들 중 한명은 여성활동가 라고 밝혔다.

7일 AP, AF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내무부 카리 사예드 호스티 대변인은 전날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여성 4명의 시신이 발견된 직후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고 말했다.

용의자들은 여성들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했으나 범행동기 등 구체적 사건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국제기구 직원은 "나는 프로잔 사피를 안다. 그는 이 지역에서 여성활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4일 탈레반 대원들이 마자르이샤리프 지역 주택에서 남성과 여성 각 두 명의 시신을 발견해 영안실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여성 활동가가 피살된 것은 8월 15일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재집권한 뒤 처음이다.

프로잔은 지난달 20일 탈레반이 자신의 활동에 대한 증거를 수집 중이며 망명을 도와주겠다는 익명의 전화를 받고, 간단한 짐만 챙겨 집을 떠났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영안실에서 시신을 찾은 프로잔의 자매는 "머리, 심장, 가슴, 다리 등 온몸에 셀 수 없이 많은 총상이 있었다"며 "얼굴도 총을 맞아 알아볼 수 없게 망가졌지만, 옷으로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여성들은 거리 시위를 열고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며 탈레반을 상대로 여성들의 교육·일할 기회 보장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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