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성평등위원회 '뿌리'가 2일 오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중앙마루에서 열린 성평등위원회 폐지 관련 백래시 혐오 규탄 공동행동에서 손피켓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중앙대학교 성평등위원회 '뿌리'가 2일 오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중앙마루에서 열린 성평등위원회 폐지 관련 백래시 혐오 규탄 공동행동에서 손피켓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중앙대학교 일부 학생들이 지난 2일 학내 성평등위원회 폐지 결과와 관련해 “성평등위원회가 다수주의에 입각해 무력하게 폐지된 것은 성차별적인 한국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2021 중앙대 백래시 대항 네트워크’는 이날 중앙대 서울캠퍼스에서 ‘성평등위 폐지 및 대학 내 백래시 규탄 공동행동’ 행사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8일 중앙대 확대운영위원회는 성평등위 폐지 안건이 찬성률 58.41%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출석 인원 101명 중 찬성 59명(58.41%), 반대 21명(20.79%), 기권 21명(20.79%), 무효 15명(14.85%)이 나왔다. 폐지 안건은 중앙대 학생들 300명 이상이 성평등위원회 폐지 연서명에 참여하면서 상정 요건을 갖췄다. 당시 연서명의 발의자는 “페미니즘을 기조로 활동하는 성평위는 학내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고 성평등을 수호하는 것이 아닌 특정 성별만 생각하는 편향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안건 제안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성평등위원회가 폐지됐어도 성평등을 이룩하기 위한 사람들까지 없앨 수 없음을 기억하라”며 “어떤 외압에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부활해 종국에는 성평등한 세상을 이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시진 전 중앙대 서울캠퍼스 총여학생회장은 “누군간 이미 학내 성평등이 이룩됐다면서 역차별을 외칠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쉽게도 학내 성평등은 아직 요원하다”며 “학과 내에서 크고 작게 일어나는 성희롱, 성폭력 사건들, 성평등과 거리가 먼 학과 행사 등을 논하기 시작하면 오늘 발언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총학생회는 당장이라도 억지를 그만두고 성평등위원회 폐지를 취소해야 할 것”이라며 “성평등위원회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지 중앙대 인문대학 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왜 중앙대 재적생 2만 명 중 59명의 의견으로 위원회가 폐지됐어야 하는지 총학에게 묻고 싶다”며 “확대운영위원회 자리에 있던 학생대표자들에게는 왜 이 사안을 다수결로 결정지으려 했는지, 왜 찬성 토론자가 단 한 명도 없었는지”라고 되물었다. 김 위원장은 “당신들이 익명의 뒤가 아닌 혐오발언들로 뒤덮인 발언이 아닌 주체적인 생각을 직접 공론장에 나와 이야기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김동률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사건은 대학사회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인권단체의 폐지이며 중앙대의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정말 성평등에, 학내 인권문화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면 이 사건을 단순 학생사회의 의견이라고 이야기하며 뒤에 이어질 일이나 성평등위원회의 공백을 채울 방법을 생각하지 않고 폐지를 통과시키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앙대 성평등위원회 ‘뿌리’는 중앙대 총여학생회의 후신이다. 2013년 총여학생회 폐지 이후 이를 대체하기 위해 설립된 총학생회 산하 특별자치기구인 성평등위는 설립 이후부터 2018년 영어영문학과 A교수 성폭력 사건의 대응을 주도하는 등 중앙대의 반성폭력 기조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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