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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연쇄살해 등 범죄 표적…법 개정 불붙어

메기 드 브리스가 펴낸 <사라진 사라>.▶

22명의 여성이 연쇄 살해된 살인 사건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발생한 후 최근 성매매 관련법규를 둘러싼 논쟁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위민스 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살해당한 대부분 여성들이 마약을 복용중인 성산업 종사자였기 때문에 사건 이후 1985년 제정된 성매매 관련 법규가 문제시되고 있다. 25년간 성매매 법규를 연구해 온 범죄학자 존 로우만 교수는 “공공장소의 성매매가 불법화되자 성산업 종사자들이 어둠 속으로 밀려남으로써 범죄대상이 되고 있다”고 성매매 관련법을 비판했다.

연쇄살인 사건으로 동생을 잃은 메기 드 브리스는 위민스 이뉴스를 통해 “여동생의 직업이 실종을 밝히는 데 오랜 시간을 소요시켰다”고 말한다. 그녀의 동생 사라도 다른 희생자처럼 밴쿠버 동부 도시 중심가에서 일하던 성매매 여성이었다. 실종 후 살인범의 체포까지 5년 반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조사는 늦게 시작되어 1999년 밴쿠버 시장은 연쇄 절도범 체포를 위해 10만 달러의 현상금으로 걸었지만 사라진 성매매 여성에 대해서는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희생자 가족이 대표단을 구성하고 경찰을 설득시킨 후 2001년 4월에 비로소 본격적인 조사가 이루어졌다. 2002년 로버트 윌리암 픽턴은 22명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고 올해 6월 재판 예정에 있다. 그는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자신의 돼지농장으로부터 동쪽 20마일 떨어진 장소에서 살인행각을 벌였다고 위민스 이뉴스는 전한다.

아동문학가인 드 브리스는 동생의 DNA가 농장에서 발견되자 사라의 어린 시절, 실종, 경찰조사 등의 이야기를 담은 <사라진 사라>를 펴냈다.

이 책은 캐나다 문예청으로부터 2003년 논픽션 부문 문학상을 수여받았다. 그녀는 “비록 사라가 마약에 중독되고 성매매 함정에 빠졌지만 그녀에게는 그곳을 선택하고 그곳에 있을 권리가 있었다”며 “동생과 같은 여성들이 안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법개정에 있다”고 말한다.

민최지원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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