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7-7.jpg

손혁재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참여연대 운영위원장▶

4월 15일에 치러질 17대 총선에서 여성의 정치참여가 과연 어느 정도나 늘어날까. 결론부터 말하면 여성의 정치참여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전망은 거의 없다. 비례대표의 50% 할당만으로는 부족하다. 만일 여성 유권자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투표에 참가하고, 그것도 똑같은 사람을 찍는다면? 두말 할 것도 없이 그 사람이 뽑힐 것이다. 그러니까 여성들이 일치단결해서 여성후보를 찍으면 여성 후보들은 100% 당선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왜? 여성들의 투표율이 특별히 높지도 않고, 또 여성들이 여성후보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a7-6.jpg

◀11일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맑은정치여성기금운동본부 발대식이 열렸다. 이날 발대식에는 각당 여성 후보 16명이 참석해 '맑은정치선서'를 낭독했다. <사진·민원기 기자>

물론 여성 유권자라고 해서 무조건 여성 후보만을 찍을 수는 없다. 또 그래서도 안 된다. 투표의 첫번째 원칙은 가장 좋은 후보를 찍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값이면 여성을 찍어야 하지 않을까. 자질이나 품성 또는 도덕성이 비슷하다면 여성후보를 찍어야 한다. 그래야 여성유권자라는 든든한 '빽'을 믿고 지금보다 많은 여성들이 후보로 나서고, 정당에서도 여성공천에 인색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여성정치참여는 형편없이 낮다. 제16대 국회의 전체 의원 273명 가운데 여성 의원은 16명, 여성 정치참여 비율은 5.9%로 전세계 평균 여성의 의회참여율 13.9%(2001년 10월 현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다. 제헌국회에서 제16대 국회까지 여성의원은 총 94명으로 총 의원 수 4,043명의 2% 수준이다. 이 가운데 지역구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사람은 24명뿐이다. 나머지는 유정회나 전국구로 의원이 되었다. 한국정치에서 여성 참여율은 최저 2%에서 최고 6% 수준이다. 결국 적게는 94%에서 많게는 98%까지 남성이 지배하는 남성 주도의 정치는 정치의 장에서 여성의 대표성이 보장되지 못함을 보여 준다.

여성이 과소대표 되는 이유는 정치를 남성의 영역으로 간주해 온 보수적인 사회문화, 이로 말미암아 여성들의 정치사회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여성들 스스로 정치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한계, 공천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과 당선가능성의 불충분으로 인하여 당의 공천을 받기 어려운 점, 상대적으로 부족한 선거자금, 공천과정 통과 후에도 남성후보를 선호하는 유권자의 남성선호 행태 등 사회문화적·제도적 장애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분야에서 미흡하나마 양성성이 실현되고 실현되어 가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정치만이 남성의 영역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가.

정책결정 과정 및 정치분야에 여성참여 30%의 확대는 유엔의 권고사항이자 동시에 21세기 들어와 젠더 라운드(Gender Round)로 불릴 만큼 전세계적인 흐름이다. 여성의 정치참여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다양한 방안들이 나오고 있다. 양성의 동등한 정치참여가 사회 전체의 총체적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자 민주주의의 완성을 향한 필요조건임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여성이 정치의 대상이라는 지위를 벗어나 정치의 주체가 될 때 남녀평등 사회가 이뤄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의 정치참여가 확대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성 유권자들이 여성을 적극 지지하는 것이다. 최근 발족한 맑은정치여성기금운동본부의 모금운동에 참여해 작은 정성을 후원하는 것도 의미 있는 방법일 것이다. 4.15 총선이 유권자의 힘, 여성의 힘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여성후보 맑은정치 선언

17대 총선에 출마하는 우리 여성후보들은 이제까지 부패하고, 불법, 탈법으로 얼룩진 낡은 구태 선거판을 거부하고 새로운 선거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제는 '차떼기'정치가 발붙이지 못하는 맑은정치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제는 폭로비방정치가 아닌 민주적 절차와 타협으로 정치가 이루어지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우리 여성후보들은 진정으로 나라를 구한다는 결심으로 4월 15일 총선에 임합니다.

우리 여성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봅시다.

우리는 돈 안 드는 선거를 하겠습니다.

우리는 정책을 가지고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겠습니다.

우리는 진정한 정치개혁의 완성자가 되겠습니다.

2004년 2월 11일

맑은정치여성기금운동본부 발대식 참가 여성후보 16인

고은광순, 김선미, 김은경, 윤선희, 이윤정, 이미경, 윤원호(열린우리당), 김희정, 서정희(한나라당), 양경숙, 원미정(민주당), 김미희, 이선희, 홍승하, 김혜련, 정현정(민주노동당)

●맑은정치 희망지기 2004인이 되는 방법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희망지기가 될 수 있다.

맑은정치여성기금운동본부 홈페이지(www.cleanfund.org)를 통해 맑은정치의 염원이 담긴 소정의 기부금을 기부한다.

맑은정치여성기금운동본부에 직접 기부한다.

(입금계좌 국민은행 079801-04-005547, 예금주 (재)한국여성재단

담당 기획홍보팀 장미정, 신희정) 문의 02-595-6364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