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구기금과 ‘생리보건과 성평등 인식 제고’ 추진
31일 방글라데시서 착수식

KOICA와 유엔인구기금(UNFPA)이 10월31일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지역 소녀 및 여성 생리보건 증진사업’ 약정식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아사 톨켈슨 UNFPA 방글라데시 소장과 도영아 KOICA 방글라데시 사무소장. ⓒKOICA 제공
KOICA와 유엔인구기금(UNFPA)이 10월31일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지역 소녀 및 여성 생리보건 증진사업’ 약정식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아사 톨켈슨 UNFPA 방글라데시 소장과 도영아 KOICA 방글라데시 사무소장. ⓒKOICA 제공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방글라데시 내 미얀마 난민 여성들의 건강과 인권 증진을 위한 사업을 벌인다고 1일 밝혔다.

KOICA는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해 유엔인구기금(UNFPA)과 함께 난민캠프와 인근 지역 마을에서 ‘생리보건과 성평등 인식 제고 활동’을 추진한다. 2024년까지 300만 달러를 투입해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 정착촌 8개 캠프와 인근 지역 4개 마을(호스트 커뮤니티)의 10∼19세 여성 청소년과 20∼49세 여성 양육자를 대상으로 올바른 생리대 사용법과 건강관리 등 보건 지식을 전한다. 속옷, 비누, 생리대 등 개인위생 필수품이 담긴 생리보건 관리 키트도 제공한다. 남성을 포함한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성평등과 생리보건 인식개선 교육도 펼친다.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 지역에 거주하는 로힝야족 난민은 약 110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중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과 아동은 성범죄, 납치 등 각종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난민 캠프 내 공용 화장실 1개당 100∼150여 명이 사용하며 제대로 된 잠금장치도 없다. 여성의 86%가 화장실을 기피하거나 위험을 감수하고 사용한다. 화장실에 가지 않으려고 생리 기간 물과 음식 섭취를 줄이고, 요로감염증 등 질병에 시달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로힝야 난민 사회에는 생리에 대한 잘못된 보건 지식뿐 아니라 ‘여성은 생리 주기에 외출을 삼가야 한다’, ‘생리대도 밤에만 교체해야 한다’ 등 사회·문화적 낙인과 미신이 만연하다.

이번 사업 착수식은 10월31일 오후(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소재 사이먼 호텔에서 열렸다. 도영아 KOICA 방글라데시 사무소장은 “생리에 대한 문화적 규범과 종교적 금기는 관습적 수치심과 결부돼 악화하기 쉽다”며 “KOICA는 여성과 소녀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보장받는 세상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에이코 나리타 UNFPA 방글라데시 사무소 부소장은 “생리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나, 난민캠프에서는 여성과 소녀들이 잠재력을 펼치는 데 방해 요소로 작용해왔다”며 “UNFPA는 코이카와 함께 생리와 관련된 편견과 싸우고 소녀들이 꿈을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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