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픽사베이

미국에서 여성·남성이 아닌 ‘제3의 성’을 의미하는 ‘X’가 표기된 여권이 처음으로 발급됐다. 

미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각) 처음으로 남여 성을 표시하지 않은 ‘X’가 표시된 여권을 미국 시민에게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무부가 남성과 여성이 모두 존재하는 간성(intersex)이거나 성별이 확정되지 않은 여권 신청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겠다고 방침을 밝힌지 4개월 만이다. 

국무부는 누가 X 성별 표기 여권을 발급받았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성소수자 인권단체 ‘램다 리걸’은 2015년부터 성별 표기 문제로 국무부와 소송을 벌여온 콜로라도주 주민 데이나 짐(Dana Zzyym)이 주인공이라고 공개했다. 짐은 스스로 간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봉투를 열고 성별에 'X'자가 표시된 새 여권을 꺼내들고 울뻔 했다. 정확한 여권을 받는데 6년이 걸렸지만 그 누구도 나를 여성이나 남성으로 인정하도록 강요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여권 신청자가 기재한 성별이 신분증명서에 나온 것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으로 의학적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증명서 없이도 여권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별 X 여권 발급을 계기로 성소수자를 비롯 모든 사람의 자유와 존엄성, 평등을 증진하려는 국무부의 약속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니퍼 스턴 미 성소수자 권리 특사는 “사람이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반영하는 신분증을 가질 때 더 큰 존엄과 존경을 갖게 된다”며 이번 조치를 반겼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