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이냐 지구력이냐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

단거리 달리기와 마라톤은 같은'달리기'임에도 불구하고 효과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는 단거리 선수와 비쩍 마른 마라톤 선수의 체형만 비교해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같은 달리기인데도 왜 이 같은 차이가 나는 것일까. 바로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흰 근육과 붉은 근육이 존재한다. 전자는 백근 혹은 속근이라 하고, 후자는 적근 혹은 지근이라 부른다. 단거리 달리기 같이 순간적인 폭발력과 파워 스피드를 내야하는 운동을 할 때 쓰이는 근육이 바로 속근(백근)이다. 속근은 피로를 쉽게 느끼는 반면 빠르고 강하게 수축하기 때문에 순발력을 요하는 단거리에는 안성맞춤이다. 또한 근비대(근섬유의 부피가 커지면서 근육이 발달하는 것)가 뛰어나기 때문에 속근이 발달한 사람은 우람한 체형을 갖게 된다. 반면 지근(적근)은 수축은 느리지만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어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을 할 때 이용된다. 지근은 등뼈 주위, 손발 깊은 곳에 있는 근육에 많이 존재하는데, 백근과는 달리 근비대 현상이 심하지 않다. 운동을 반복해도 근육이 쉽게 굵어지는 것은 아닌데다가 오히려 지방을 태워 버리기 때문에 마라톤 선수들은 대부분 마른 체형을 갖고 있다. 지방분해 과정에는 산소가 충분하게 공급되어야 하는데, 혈관이 풍부하게 분포해 있는 지근은 그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 지근이 붉은 빛을 띠는 이유도 풍부한 혈관 때문.

그러나 단거리 달리기와 마라톤은 산소를 사용하느냐의 여부를 두고 보다 기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특히 100미터 달리기는 주행 도중 거의 숨을 쉬지 않기 때문에 무산소 운동에 속한다. 처음부터 공급되는 산소가 없는 것. 하지만 마라톤에서는 호흡법과 폐활량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몸 안에 공급되는 산소를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된다.

따라서 단거리 달리기에는 웨이트 트레이닝 등 근력을 키울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고, 마라톤에는 오랜 시간 빨리 걷는 훈련 등 지구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이 제격이다.

박계영 객원기자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