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이후 국제사회의 지원이 끊기면서 어린 자식을 500달러에 파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BBC 화면 갈무리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이후 국제사회의 지원이 끊기면서 어린 자식을 500달러에 파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BBC 화면 갈무리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 해외 원조가 끊기면서 어린 자식을 500달러에 파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BBC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500달러는 우리돈으로 겨우 58만원이지만, 최빈국 아프간에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 금액이다.

BBC의 요기타 리마예 기자는 서부의 시골마을 헤라트의 한 병원에서 충격적인 상황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기자는 가족들은 배고픔을 참지 못해 어린 딸을 500달러(58만원)에 팔았다고 전했다.

여자 아이는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기로, 한 남성은 ‘내 아들과 결혼시키겠다’며 지불 의사를 밝혔다. 일종의 ‘계약금’으로 절반을 지불했으며, 아이가 걷게 되면 나머지 절반을 내고 아이를 데려갈 예정이다.

아이의 어머니는 “다른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어 딸을 팔아야 했다”며 “그도 내 자식이다. 어떻게 슬프지 않을 수 있겠나”라며 울먹였다. 쓰레기를 수집해 생계를 이어온 아이 아버지는 한동안 벌이가 없었다. 그는 “우리집에는 밀가루도, 기름도 없다”며 “딸 아이는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를 것이다. 아이가 나중에 (이 일을)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기자는 “취재진이 머물고 있는 동안에도 한 사람이 찾아와 ‘우리 아이를 사지 않겠느냐’고 물어왔다”며 “국제사회는 탈레반을 인정할지 말지를 다투고 있을 시간이 없다”며 인도적 지원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지난 20년 간 해외 원조에 의존해 온 아프간은 지난 8월 탈레반이 장악한 이후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고 있다. 

BBC는 아프간의 어린이 1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을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여성은 "쌍동이 아이에게 먹일 음식을 살 돈이 없어 굶어 죽을 위기에 있다. 세계가 아프가니스탄을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인정하지 않아 금융 자산을 동결했고 국제 원조마저 대부분 끊겼기 때문이다. 유엔은 긴급 원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프간에서 수백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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