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라 래드클리프, 캐서린 은데레바, 다카하시 나오코

스포츠에서 '경쟁자'만큼 강도 높은 채찍도 없다. 마라톤에서 페이스 메이커(좋은 기록을 위해 함께 뛰는 사람)를 두어 기록 향상을 돕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여자 마라톤에서 세계신기록이 수립되는 과정도 이같은 사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현재 여자마라톤 세계신기록을 보유한 선수는 파울라 래드클리프(영국, 31)이다. 2003 런던 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15분 25초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골인해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처음 '마의 20분' 벽을 깨뜨린 사람은 다카하시 나오코(일본, 32)였다. 일본의 여자마라톤 영웅인 다카하시는 2001 베를린 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19분 46초의 기록으로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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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라 래드클리프

여자마라톤 세계 신기록 보유

2003 런던 마라톤 대회서

2시간 15분 25초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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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은데레바▶

경기마다 5살 난 딸과 동행

2003세계육상선수권 금메달

케냐 마라톤 강국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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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나오코, www.r-klinger.de

일본의 여자마라톤 영웅

2001 베를린 마라톤 대회서

2시간 19분 46초의 기록

하지만 다카하시는 케냐의 캐서린 은데레바(31)에게 1주일 만에 정상의 자리를 내줘야 했다. 같은 해 열린 시카고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18분 47초라는 기록으로 세계신기록을 탈환했던 것. 파울라 래드클리프는 2002 런던 마라톤 풀 코스에 출전함으로써 마라톤에 데뷔한 늦깎이 선수다. 그러나 장거리 선수로서 경력과 산·들판·언덕을 달리는 크로스컨트리의 활약이 더해져 마라톤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5km·10km·하프 마라톤(비공인)·마라톤 4개 부문에서 세계 최고기록을 보유하는 만큼 달릴 때마다 기록을 갈아치운다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니다.

프랑스 남부와 에티오피아의 고지훈련을 즐겨하고, 5km·10km를 위주로 가끔 30, 40km를 뛰는 방식의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긴 타이즈와 선글라스, 조랑말처럼 묶은 금발머리, 코에 붙이는 반창고 등 독특한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2001 에드먼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약물 먹은 선수는 가라'는 말이 쓰인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던 그는 국제육상연맹(IAAF)의 약물금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래드클리프는 자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02년 BBC에서 선정한'올해의 영국 선수'에 데이비드 베컴을 제치고 뽑혔으며, 영국의 명예를 높인 공적을 인정받아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대영제국멤버상(MBE)을 수상하기도 했다.

케냐에서 형무소 전화교환수였던 캐서린 은데레바는 레이스에 항상 5살배기 딸과 동행하는 아줌마 마라토너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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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이봉주가 남자부 우승을 했던 2001 보스턴 마라톤에서 나란히 우승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또한 함봉실이 남북한 최고기록을 세우며 5위에 랭크된 2003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마라톤 강국 케냐의 저력을 또 한번 보여주기도 했다. 마라톤 레이스에서는 20km 지점부터 스퍼트해 독주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유럽과 아프리카로 양분된 여성 마라톤에 일본 바람을 불어넣기 시작한 다카하시 나오코는 장거리 선수로 활동하다가 고이데 요시오 감독을 만나 마라톤에 입문했다. 97 오사카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7위로 골인하며 데뷔한 그는 98 나고야 마라톤 대회, 98 방콕 아시아 경기대회, 2000 나고야 마라톤 대회, 2000 시드니 올림픽, 2001 베를린 마라톤, 2002 베를린 마라톤에서 내리 우승하면서 대표적인 마라톤 선수로 떠올랐다.

고이데 요시오 감독은 지독한 훈련으로 황영조와 이봉주를 키운 정봉수 감독(코오롱)보다 더한'독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산소농도가 평지의 11%에 불과한 3500m 고지에서 2주일 동안 매일 24km의 오르막길을 달리는 지옥훈련으로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던 것. 다카하시의 주법은 짧은 보폭으로 쉴새없이 발걸음을 내딛는'트로트 주법'으로, 상체를 고정시킨 채 달려 체력소모를 극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2002년에는'널리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사회에 밝은 희망을 주는 데 현저한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주는 '국민 영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래드클리프는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마라톤과 1만m 동시출전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제육상연맹이 올림픽 일정 조정을 검토하는 등 래드클리프는 여전히 육상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다카하시는 아테네 올림픽 대표 선발전으로 열린 도쿄 여자마라톤에서 2위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3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은메달, 동메달리스트인 노구치 미즈키, 치바 마사코를 미리 대표로 정했기 때문에 다카하시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또한 중국의 쑨인지에가 2003 삼성 베이징 마라톤 대회에서 다카하시보다 7초 앞선 기록으로 아시아 최고 기록을 탈환해 더욱 쓴웃음을 짓게 됐다.

◀박계영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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