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혼율 증가로 결혼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비단 결혼만이 아니라 직장, 학교, 단체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나 나와 성격이 맞는 사람 혹은 맞지 않는 사람을 발견하곤 한다. 결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이제 선택의 문제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나와 배우자의 성격 유형을 미리 알아보는 것도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21세기의 새로운 결혼문화를 열어 가는 '마이다스 두손'이 마련한 '성격유형별로 본 결혼궁합'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정경자/ 마이다스두손 대표.가이아결혼문화연구원장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이사 역임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역임 ▲안양여성회 상임대표 역임 ▲현 안양여성회 여성연구소장, 부부·성 문제 카운슬러

좋은 성격, 나쁜성격 정형 없어고유 성격 따라 다름과 닮음 적절히 배합

@a15-1.jpg

조선조 1504년에 태어난 신사임당은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여성이었다. 일곱 살에 이미 그 시대 최고로 알려진 '안견'의 산수화를 모사해낼 만큼 끼와 재능이 뛰어났다. 그런 딸을 보며, 딸을 깊이 사랑하는 아버지(신명화)는 비범한 딸의 재능과 개성에 맞는 사윗감을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 매파를 놓았다.

그 후 한양에 사는 이원수라는 가난한 선비와 혼인해 조화롭고 성공적인 가정을 이루어 작가로서 성공하고 이율곡이라는 대학자를 배출하는 결과를 낳았으니, 일찍이 개성과 특성에 따른 성격궁합을 맞춘 최초의 선례가 될 것이다.

최근 이혼율이 49.7%로 증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부부간의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아픔을 안고 돌아서는 부부들은 여러 가지 이혼사유 중에서도 성격이 안 맞아 헤어졌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성격이 안 맞아서 못 살겠다' '다른 건 다 좋은데 불같은 성질 때문에…'. 또한 결혼할 상대를 두고 이렇게 장담하는 사람을 흔히 본다.

“좀 나쁜 성격이 있지만,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니 그 못된 성격을 고쳐서 살겠다.” “저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마치 외계인 같아!”

과연 사람의 성격을 그렇게 뚝딱 뚝딱 고칠 수도 있는 것일까? 한숨쉬며 고개를 흔드는 사람은 서로 다름을 틀리거나 나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좋은 성격의 정형이 없는 것처럼 나쁜 성격 역시 따로 없다. 아무리 내 마음에 안 들어도 상대를 바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내가 변하여 상대의 눈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변화와 성장의 지름길이다. 다름을 도전의 벽으로 보기보다는 변화의 원동력으로 보고, 부부 사이를 찰떡처럼 밀착시키는 이해의 비법을 터득한다면, 혼자 힘으로 언덕을 오르는 것보다 두 사람의 힘으로 목표를 향해 두 개의 바퀴를 나란히 하고 성공부부의 수레바퀴에 터보엔진을 달고 달려가는 짜릿한 스피드효과를 느낄 것이다.

우리는 각기 다른 성격유형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각자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고유의 성격유형이 있는데, 자기의 성격유형에 따라서 똑같은 일을 만나도 그 일을 바라보는 방향이나 일을 판단하고 해결하는 방법에는 큰 차이가 있다. 간단하게 분류하면 에너지 반응에서 언제나 사람을 보면 즉각 반응하는 외향적인 사람과 외부자극에 한 박자 느리게 반응하는 내향적인 사람이 있으며, 사물을 볼 때 눈에 보이거나 즉시 느껴지는 경험과 현실을 중요하게 보는 사람과 현실이상의 것을 직관으로 느끼고 미래를 중요하게 보는 사람이 있다. 또한 판단에서 논리와 분석을 통해 일을 판단, 추진하는 사람과 사람의 감정 중심으로 일을 풀어 나가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담담한 친구 같은 부부관계를 원하는 사람과 열정적으로 불붙는 사랑의 부부상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

성장과정에서 부모에게 받은 긍정, 부정적인 자극들이 나의 교류인식에서 이해, 행복의 감성과 성장지수로 나타나기도 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많은데 일을 벌이기만 하고 이리저리 튀며 불안정하게 헤매던 한 남성이 그와 전혀 다른 여성을 만나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경우가 있다. 차분하게 현실적인 문제를 짚고 한 걸음씩 계획과 준비로 챙겨나가는 힘을 가진 여성과 결합해 분주하고 정리가 약한 점을 보충하니, 한 사람은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밀고 나가고, 한 사람은 한 걸음씩 작은 부분에 대해서 정교하게 짚어 가면서 진행하는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만약에 이 두 사람이 서로 자기 마음에 안 찬다고 단점만 꼬집었다면 상상하기 어렵지 않은 불행한 결과를 맞게 되었을 것이다.

똑같은 성격인데 누구와 만나면 환상적인 커플로 역동하고 누구를 만나면 악연처럼 힘들기만 한 것일까? 많은 유형의 커플들을 보면, 두 사람이 닮아서 부드럽게 잘 어울리는 커플이 있는가 하면 전혀 달라서 새로움에 끌리는 매력으로 블랙홀에 빨려들듯 흠모하는 환상의 커플이 있다.

닮은 부부가 잘산다는 말이 있지만 끼리끼리 논다고 할 만큼 비슷한 성격유형으로 만난 부부들은 얼굴도 닮고 정서적인 코드가 일치하거나 관심사가 같으니 간혹 지루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체로 텔레파시가 통하는 소울메이트처럼 편안하게 잘 어울린다.

반면 다른 성격유형의 커플은 처음엔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매력에 끌리지만, 매력으로 작용했던 다름이 벽처럼 느껴지고 답답해질 수 있다.

그러나 다름으로 인해서 자극이 되고 다름을 자기에게 보완되는 요소로 적용시켜 적절하게 조화의 호흡을 맞추어 가는 커플도 있다. 서로 다른 사람이 부부로 만나 성격의 궁합이 잘 맞아 행복하고 성공적인 부부로 사랑하며 살게 될 것인지, 서로 다르기에 답답한 벽이 되어 등 돌리고 원수처럼 증오하며 헤어지게 될 것인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