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신종’ 메타버스 10대 성착취 피해 잇따라… 텔레그램 사건과 유사”
[국감] “‘신종’ 메타버스 10대 성착취 피해 잇따라… 텔레그램 사건과 유사”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1.10.22 15:50
  • 수정 2021-10-22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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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지원단체에 한 달에 4~5건 상담 이어져
강선우 “여가부, 현황 파악하고 선제적 대응 나서야”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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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타버스’ 내에서 10대 대상 성착취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지난해 텔레그램을 이용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이어졌던 성범죄 수법이 메타버스에서 반복되고 있다”며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올해 피해청소년 지원단체에 한 달에 4~5건 정도 꾸준히 상담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비슷하게 구현한 온라인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디지털 캐릭터 ‘아바타’를 이용해 게임이나 대화 등을 한다.

메타버스의 주요 이용자는 10대 여성이다. 지난 1월 발표한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를 보면, 메타버스 서비스 가운데 제페토의 이용자 비중은 7~12세 50.4%, 13~18세 20.6%를 차지했다. 10대 이용자 비중이 60~70%에 달한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77%, 남성이 23%다. 또 다른 메타버스 서비스인 로블록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7~12세 49.4%, 13~18세 12.9%이고, 여성 이용자가 55%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강선우 의원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강선우 의원실

메타버스를 이용해 주요 이용자인 여성 아동‧청소년을 노리는 성착취 범죄도 이어지고 있다. 강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가해자가 메타버스 내 대화방에 10대 피해자를 초대해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전송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5월에도 가해자가 메타버스 대화방에서 아동청소년 피해자에게 “특정 신체부위가 노출된 사진을 주면 게임 아이템을 주겠다”며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노출 사진을 전송받아 성착취물을 제작한 사건이 확인됐다.

아동·청소년의 이용이 많아지고 있는 메타버스에서 성착취 범죄가 잇따르자 여성가족부도 상황 파악에 나섰다. 지난 9월 2일 ‘신종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아동·청소년 성보호 방안 논의’ 간담회를 열고 전문가, 현장단체의 의견을 들었다.

그러나 정영애 장관은 이날 “여가부가 메타버스 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문제 해결을 위해 정확한 통계나 현황, 구체적인 사례들을 파악하고 있느냐”는 강 의원의 질문에 “파악된 게 없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메타버스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보니, 아동·청소년 대상 메타버스 내 성범죄 발생 현황을 확인하려고 해도 여가부는 물론, 경찰청, 법무부에서도 대략적인 현황조차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강 의원이 지난해 대표발의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법 개정안이 올해 시행되면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실태조사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해당 법안은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 근절을 위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법정형 상향, 신고의무기관 확대, 범죄 실태조사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 장관은 “여가부가 올해 신규 예산을 편성받아 2022년 예비조사를 거쳐 2023년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실태조사를 실시할 때, 텔레그램은 물론 메타버스 등 신종 디지털 플래폼을 통한 성착취범죄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따. 이어 “본격적인 실태조사가 2년 뒤에 시작되는 것은 너무 늦다. 조사 시기를 앞당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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