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이어지는 주거침입...여성은 더 불안하다
성범죄로 이어지는 주거침입...여성은 더 불안하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1.11.21 08:59
  • 수정 2021-11-21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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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당신의 집은 안전한家]
ⓒ원일 일러스트레이터
ⓒ원일 일러스트레이터

귀가 중 모르는 남성이 집 앞까지 따라왔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자 그 남성은 그 문을 잡고 안으로 들어오려 했지만 가까스로 문을 걸어 잠갔다. 그 남성은 바깥에서 문을 두드리며 서성이다 사라졌다.

만약 남성이 집으로 들어갔고 여성이 집에 있었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집은 안전한 공간이어야 하지만 여성들에게는 성범죄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여성 1인 가구와 함께 여성 대상 주거침입 범죄는 늘고 있다. 지난 18일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6년 277만 가구였던 여성 1인 가구는 지난해 333만 가구로 5년 만에 22.7% 증가했다. 여성 피해 주거침입 범죄 또한 늘었다. 최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6년 6034건에서 2020년 9751건으로 61.6% 증가했다.

그러나 주거침입자 검거율은 해마다 감소했다. 2016년 75.7%였던 검거율은 2017년 75.3%, 2018년 75.1%, 2019년 72.3%, 2020년 72.6%로 5년간 계속 줄고 있다.

주거침입 범죄는 여성과 남성이 느끼는 두려움의 정도부터 다르다. 지난 7월 경찰 내 학술모임인 ‘경찰젠더연구회’가 ‘성평등한 치안서비스를 위한 학술세미나’에서 발표한 연구에서 여성은 93.8%로 두려움의 감정을 가장 많이 느꼈다. 반면 남성은 두려움(61.3%) 외 불쾌감(14.2%)과 짜증(14.2%)의 감정도 많이 느끼는 등 차이가 있었다.

여성들은 주거침입이 성범죄와 연관돼 있다고 느꼈다. 연구에서 여성 72.2%는 ‘모르는 남성이 주거침입 시 가해자의 성범죄적 의도가 있다’고 응답했다. ‘특정성별이라서 범죄를 당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자신이 여성이라서 이런 범죄를 당했다고 생각했다. 인터뷰에서 여성 A씨는 “여자 혼자 사는 집에 그렇게 들어오려고 하는 것은 분명 성폭행과 같은 성범죄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B씨도 “성폭행 목적일 것”이라며 “금품이 목적이었다면 내가 없는 시간에 들어 왔을 것”이라고 했다.

‘나에게 같은 범죄가 향후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성은 남성보다 범죄가 자신에게 일어날 가능성이 남성보다 높다고 생각했다. 또 여성은 주거침입 범죄는 성범죄자에 준하는 처벌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 C씨는 “가해자의 행위는 성적 의도를 제외하고 설명할 수가 없는데 피해와는 동떨어진 죄명으로 처벌된 것 같다”며 “가해자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엄청난 공포감을 느꼈을 것이고 분명 일상생활에서도 불안감을 계속 가지고 살아야 하는 만큼 주거침입죄로 설명할 수 없는 피해가 더욱 크다. 가해자에게 치명적인 형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를 진행한 김영은 서울 남대문경찰서 경사는 21일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여성 1인가구와 주거침입의 연관성에 대한 통계 자료는 없기 때문에 어떤 사실에 근거해서 말하기 어렵지만 경험한 바에 따르면 대체로 여성들이 거주하는 곳의 공동계단이나 엘리베이터에서 침입이 잦고 스토킹을 수반한 행위들이 많다”며 “그러나 경찰은 이를 성범죄로 확대해석해 강간미수나 강제추행 미수로 검거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경사는 “주거침입에서 어느 행위까지 강간이나 성폭행의 범주로 포함할 것인가는 더 많은 피해가 등장해야 논의가 될 것”이라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스토킹 처벌법의 제정 과정과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경사는 일반범죄 속 성범죄자를 제대로 가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한국경찰연구 ‘성범죄 재범요인으로서의 성도착’을 보면 성적 살인으로 검거된 피의자의 40% 가량은 주거침입절도 전과가 있었다. 이런 전과 대부분은 페티시즘이나 관음증에서 시작됐다. 김 경사는 “주거침입 등은 모두 성적 목적을 가진 범죄임을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고 여성인 경우 그 불안감은 더욱 크다”며 “더 큰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일반범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성범죄 가해가 발생하는 것을 감정유치, 치료감호,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등을 통해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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