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 논란 사라져…4회째 TV 방영

매주 목요일 저녁 9시 이태리의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으는 프로그램이 있다. 지난 1월 22일부터 이탈리아 UNO에서 방영 중인 '그란데 프라텔로'가 그 주인공. 12명의 남녀가 한집에 들어가 100일 동안 함께 지내며 각자 마음에 안 드는 대상을 지목하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두 사람이 탈락 후보에 올라 일주일간의 시청자 전화투표에 의해 최종 탈락이 결정된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최후 생존자라는 영예와 함께 막대한 상금을 거머쥐게 된다.

올해로 4회째라는 햇수가 말해주듯 이 프로그램의 인기는 높다. 이 프로그램은 매일 하루에 두 번 30분씩 한집에 살고 있는 12명의 동거자들의 생활을 보여준다. 100일간의 동거가 끝난 후에 연예계에 진출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한 연예계 진출 과정 중엔 누드 캘린더 촬영이 자연스럽게 포함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이 처음 방영되었을 땐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2명의 24시간을 일거수 일투족을 시청한다는 것 자체가 인권침해라며 바티칸에선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다. 사실 12명의 동거자들 사이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며 시청자들은 그들이 옷 갈아입는 장면이며 남녀가 동침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더 이상의 논란거리가 아니라 하나의 오락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왜 이 프로그램이 인기인가라는 사회적 분석 같은 것은 이제 신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올해는 전 교황의 조카가 참가했다, 신부 하나가 참가신청을 냈는데 교회의 반대로 참가가 무산됐다 등의 이야기거리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뿐이다.

김미성 이태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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