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백이 답하지 못한 질문들]
비우고 헹궈 분리배출은 기본
나무젓가락·플라스틱 포크·소스 용기
로고 인쇄된 플라스틱 컵 등은
깨끗해도 재활용 어려워
비닐 붙은 배달용기
잘라내거나 일부 남겨도 재활용 돼

분리배출하면 재활용 가능하나
분리수거·선별 체계 미비하고
재활용 효율 낮아 버려지는 것들 많아
소비자에만 부담 전가해선 한계

‘배달음식 공화국’에 사는 우리에겐 ‘배달용기 잘 버리는 법’ 가이드가 절실하다.  ⓒShutterstock
‘배달음식 공화국’에 사는 우리에겐 ‘배달용기 잘 버리는 법’ 가이드가 절실하다.  ⓒShutterstock

한 끼 식사마다 쓰레기 더미가 생긴다. ‘배달음식 공화국’이 된 한국 사회의 그늘이다. 코로나19로 외식업체 배달앱 이용률은 점점 상승해 2020년 19.9%에 도달했다. 외식업체 5곳 중 1곳이 배달을 하는 셈이다(농림축산식품부).

무수히 쌓인 배달용기를 들고 분리수거함 앞에서 고민하는 우리에겐 ‘배달용기 잘 버리는 법’ 가이드가 절실하다. 환경부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어떻게 배출해야 할지 알쏭달쏭한 물건 10종의 분리배출법을 정리했다. 안타깝게도 분리배출하면 재활용이 가능하나, 실제론 분리수거 체계가 미비하거나 재활용 효율이 낮아서 그냥 버려지는 물건도 적지 않았다. 

※ 분리배출 기본 원칙은 ‘비헹분석(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이다. 이것만 잘 실천해도 상당한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다.

ⓒ이은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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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닐 실링된 플라스틱 배달 용기 : 내용물을 비우고 세척하거나 기름기를 잘 닦아서 플라스틱류로 배출한다. 비닐이 잘 분리되지 않는 배달용기가 많은데, 해당 부분을 가위로 잘라내고 배출하면 된다. 비닐이 용기 끝에 조금 붙어 있어도 재활용은 가능하다. 플라스틱 배달 용기는 보통 폴리프로필렌(PP) 재질인데, 비닐 재질인 폴리에틸렌(PE)과 성질이 유사해서 재활용에 큰 문제가 없다. 물론 오염이 심한 경우는 재활용이 어렵다. 

ⓒ이은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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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무젓가락 :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종량제 봉투에 버린다.

ⓒ이은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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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플라스틱 빨대 : 사용한 빨대는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한다. 깨끗한 빨대는 플라스틱류로 배출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막상 선별장에서는 분리하지 않고 소각해 버린다고 한다. 너무 작아서 선별장 기계에 끼일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일회용 수저, 소스 용기 등도 비슷한 이유로 재활용이 어렵다. 가능하면 쓰지 않는 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은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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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플라스틱 컵 : 로고가 인쇄된 플라스틱 컵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그렇지 않은 깨끗한 컵은 비우고 헹구고 말려서 플라스틱류로 배출하는 게 원칙이다.

실제론 재활용이 어려운 품목이다. 배달·테이크아웃용 플라스틱 컵은 보통 페트(PET)나 폴리프로필렌(PP) 재질이다. 모두 재활용 효율이 높은 플라스틱이지만, 재질별로 분리해야 고품질의 플라스틱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이 혼합될수록 재활용 플라스틱의 품질이 낮아진다. 그러나 구분 없이 한 곳에 담아 버리는 경우가 많고, 수거·선별 체계도 미비하다. 역시 되도록 쓰지 않는 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은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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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치킨·피자 상자 : 기름이나 양념에 오염된 내부 종이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오염되지 않은 부분만 종이류로 배출한다.

ⓒ이은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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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알루미늄 호일 : 사용한 호일은 종량제 봉투에 버린다. 사용하지 않았다면 캔류로 배출한다. 그러나 아직 국내 선별장엔 알루미늄 호일만 따로 분리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서 재활용이 어려운 품목으로 꼽힌다.

ⓒ이은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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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지퍼백 : 비닐류로 배출하면 된다. 배출 시 이물질만 없다면 지퍼 부분을 제거하지 않아도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이은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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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이스팩 : 시중에 사용되는 아이스팩은 크게 두 종류다. 물을 얼려 쓰는 아이스팩은 물을 버린 후 말려서 비닐류로 분리 배출하면 된다.

젤 형태의 아이스팩은 미세플라스틱, 환경 유해물질이 들어 있어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젤형 아이스팩을 모아서 가져오면 종량제봉투나 화장지 등으로 바꿔 주는 지자체가 많다. 환경부 어플에서 거주지별 배출 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데, 대부분 가까운 주민센터에 전달하면 된다. 수거한 젤형 아이스팩은 관내 대형폐기물처리장에서 세척·소독·건조 작업을 한 뒤 업체에 전달, 재사용된다.

ⓒ이은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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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컵라면 용기 : 스티로폼 용기는 내용물을 비우고 헹구고 말려서 스티로폼류로 배출한다.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빨간 국물이나 기름기 등이 뱄다면 종량제 봉투에 버린다. 환경부는 기름기가 일부 남아 있어도 재활용 가능하다지만, 실제 빨갛게 착색된 컵라면 용기는 대부분 버려진다. 업체에서 수거하지 않기 때문이다. 폐스티로폼은 제품의 원료인 ‘인코트’ 등으로 재활용하는데, 미미하더라도 오염된 용기가 섞이면 품질이 떨어진다.

요즘 흔한 종이 컵라면 용기는 재활용 가능하다. 종이가 젖지 않도록 겉면은 비닐수지, 내부는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돼 있는데, 코팅종이 자체는 분리배출만 잘 되면 일부 오염돼도 골판지나 화장지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선별장에서 분리되지 않아 버려지는 현실이다.

ⓒ이은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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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종이용기 : 대부분의 크라프트지 용기, 아이스크림 포장재, 광고지·전단·사진 등은 재활용이 어렵다. 코팅된 종이이기 때문이다. 찢었을 때 비닐이 뜯어져 나오면 코팅지다. 양념이나 음식으로 오염된 경우가 많아서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한다. 배달음식 영수증 등 감열지도 재활용이 불가능하므로 종량제 봉투에 버린다.

분리배출하면 재활용 가능하나
분리수거·선별 체계 미비하고
재활용 효율 낮아 버려지는 것들 많아
소비자에만 부담 전가해선 한계

환경부가 만든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을 이용하면 쓰레기별 분리배출법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비닐·플라스틱 등 여러 재질이 혼합된 물건, 분리배출 가능 여부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물건이 많다. 재활용은 가능한데, 실제 재활용 효율이 낮아서, 원유가격 등락의 영향으로 재활용 자원의 시장 가치가 떨어져서 그냥 버려지는 것들이 적지 않아 문제다. 소비자의 올바른 인식과 노력은 중요하나, 그것만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다. 

에코백이 답하지 못한 질문들

에코백, 종이용기 사용, 정확한 분리배출.... ‘일상 속 친환경 실천’ 하면 떠오르는 일들은 정말 친환경적일까? 소비자들의 인식과 현실 간 간극을 좁힐 수 있도록 현실적인 친환경 실천법을 안내한다. 강력한 플라스틱 규제, 대안 지원 등 인프라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에게 정부, 기업, 개인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들어본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대부분 ‘재활용 안돼요’...힘 빠지는 배달음식 뒷정리 http://www.womennews.co.kr/news/216567

애써 분리한 우유팩·투명페트병, 뒤섞여 ‘도로 쓰레기’ 됐다 http://www.womennews.co.kr/news/216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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