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들의 우정 엄마와 딸의 화해여성관객 끄는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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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이어온 아줌마들간의 우정, 엄마와 딸의 갈등과 화해,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성찰, 그리고 열정. 뮤지컬 '맘마미아'가 시대와 배경을 초월한 감동을 선사하며 여성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일 '맘마미아' 공연을 앞둔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는 유독 장년층 남성,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부부가 친구들과 함께 온 경우, 아들, 딸과 함께 온 어머니, 친구들끼리 몰려온 30, 40대 여성들까지. 젊은 층만이 뮤지컬을 즐긴다는 통념을 깨고 '맘마미아'의 관객층은 연령대가 높아 보였다.

“그들에게 인생은 멋진 거다, 사랑은 젊은 여성만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라고 말해요.”

공연을 앞두고 대기실에서 만난 배우 전수경(38)씨는 “공연을 본 관객이 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오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맘마미아는 엄마와 딸이 함께 볼 수 있는 공연 1순위”라고 추켜세웠다.

분장에 바쁜 가운데도 그는 '맘마미아'의 작품 완성도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

“음향이나 무대 설치를 비롯해 공연 자체의 완성도가 아기자기하게 맞물려졌어요. 뮤지컬을 처음 보는 사람들도 매력적이라 느끼는 작품입니다. 작품 성향은 페미니즘적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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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냐(전수경), 도나(박해미), 로지(이경미)가 '맘마미아'의 하이라이트인 '댄싱 퀸'을 부르고 있다.

전씨가 맡은 배역은 섹시하고 당당한 이혼녀 타냐. 백만장자와 세 번 결혼했다 세 번 이혼한 개성 있는 캐릭터다. 무대에서 수시로 옷을 갈아입고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전씨는 “타냐는 30, 40대 여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강하고 독립적인 미혼모 도나 역을 맡은 박해미(40)씨는 “극중에 나오는 다양한 사랑방식, 삶의 패턴 가운데 관객들이 자신과 닮은 인생을 찾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 '맘마미아'를 소개한다.

“실제 내가 미혼모였다면 당당하게 앞장서서 리더의 역할을 했을 것 같아요. 결혼이라는 굴레 속에 사는 게 더 힘들지 않나요.”

박씨는 자신이 실제 미혼모였다면 “바로 도나 처럼 살았을 것이다”며 웃었다.

자유분방한 페미니스트 로지 역할을 맡은 이경미(43)씨는 “처음 공연을 시작하고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까 잠도 못 잤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큰 작품은 '오페라의 유령' 이후 처음이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고 전한다. “'오페라의 유령'은 의상, 무대가 돋보였지만 '맘마미아'는 배우의 연기가 돋보여야 하는 연극이에요. 배우가 옷을 벗은 듯한 느낌을 줘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많이 돼요.”

공통적으로 이들이 말하는 '맘마미아'의 매력은 '맘마미아' '하니 하니' '치키티타' '댄싱 퀸'등 두 시간 반 동안 1970년대 초부터 80년대 초까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스웨덴 혼성그룹 아바의 명곡을 배우들의 경쾌한 몸짓에 맞춰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나, 타냐, 로지가 젊은 시절 활동했던 '도나와 다이나모스'를 그리며 '댄싱 퀸'을 부르는 장면은 40대를 훌쩍 넘은 세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한다.

원작은 실제 미혼모로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캐서린 존슨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내려 간 이야기다. 프로듀서 주디 크레이머, 연출자 필리다 로이드 등 극본, 연출, 제작 3인이 모두 극중의 도나, 타냐, 로지를 연상케 하는 여성들이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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