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으로 두 번째..노벨위원회,"표현의 자유 위해 용감히 싸워"

2021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마리아 레사와 드미트리 무라토프의 캐리커쳐 ⓒ노르웨이노벨위원회
2021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마리아 레사와 드미트리 무라토프의 캐리커쳐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올해 노벨평화상의 영예는 정치권력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와 진실 보도를 위해 헌신해온 언론인들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각) 민주주의와 항구적 평화의 전제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해 마리아 레사(58·필리핀)와 드미트리 무라토프(60·러시아)를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두 사람이 “표현의 자유를 위해 용감히 싸워왔다”며 “이들은 동시에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점점 더 불리해지는 조건 속에서 이런 이상을 옹호하는 모든 언론인을 대표한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에 따르면 언론인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은 독일이 1차 세계대전 뒤 비밀리에 재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독일의 카를 폰 오시에츠키가 1935년 수상한 이후 처음이다.

2012년 온라인 탐사보도매체 ‘래플러’(Rappler)를 공동 설립한 레사는 특히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무라토프는 러시아의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Novaja Gazeta)를 1993년 공동 설립했고, 편집장을 맡은 기간만 24년에 달한다. 이 매체는 부패, 선거 사기,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댓글부대 ‘트롤 공장’부터 러시아군의 대내외 무력 사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이어왔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레사가 “표현의 자유를 이용해 필리핀의 권력 남용과 폭력 사용, 점점 확대되는 권위주의를 폭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2016년 시작돼 지금껏 6천여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전쟁’ 비판에 앞장섰다.

무라토프가 공동 설립한 ‘노바야 가제타’는 “근본적으로 권력에 비판적 태도를 가진 러시아의 가장 독립적인 매체”라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사실에 기반한 저널리즘과 기자 정신을 바탕으로 ‘검열 사회’인 러시아에서 다른 언론은 거의 다루지 않는 정보를 제공해왔으며, 이로 인해 각종 협박과 폭력에 시달렸다. 

안나 폴릿콥스카야가 체첸공화국 전쟁 당시 벌어진 인권침해를 파헤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이다 2006년 살해되는 등 지금껏 노바야 가제타 기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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