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졸속 폐지" 지적 잇따라
성평등위 “페미니즘 백래시”

ⓒ중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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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내 성평등위원회가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중앙대 성평등위원회(이하 성평등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성평등위 폐지하기 위한 연서명이 시작됐다. 그 결과 300인 이상의 학생들이 서명해 8일 오후 6시 30분에 개회할 확대운영위원회에 성평등위 폐지안이 상정됐다.

해당 연서명의 발의자는 "페미니즘을 기조로 활동하는 성평위는 학내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고 성평등을 수호하는 것이 아닌 특정 성별만 생각하는 편향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안건 제안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성평등위는 중앙대 총여학생회의 후신이다. 2013년 총여학생회 폐지 이후 이를 대체하기 위해 설립된 총학생회 산하 특별자치기구인 성평등위는 설립 이후부터 2018년 영어영문학과 A교수 성폭력 사건의 대응을 주도하는 등 중앙대학교의 반성폭력 기조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교내에는 성평등위 폐지에 반대하는 332인의 학우 연서명 자보가 게시됐다. 해당 자보는 작년과 올해의 총학생회 내부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과 2차 가해를 지적하면서 성폭력 사건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학생자치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혁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학생회장은 “연서명이 이루어진 에브리타임은 익명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로 결코 학우 전체의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며 “확대운영위원회에 안건 제안자가 불참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충분한 토론과 검토가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송지현 중앙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성평등위원장은 “성평등위 폐지는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라며 “총여에 이어 성평등위 마저 폐지된다면 중앙대 학생사회는 성폭력 문제에 대응하고 성소수자를 보호할 수단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평등위 폐지 이후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 폐지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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