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등 신경성 질환·우울증·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순
인력 처우 문제도…상담사 70%가 비정규직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의료진, 확진자 등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상담 인력의 ‘코로나 블루’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상담사 10명 중 8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별 운영 형태 및 상근인력 현황’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보고서 ‘사회정신건강연구센터 운영: 정신건강 복지서비스 제공 인력 보호 및 회복 지원 전략’을 5일 공개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20년 9월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센터) 상담사 22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센터 상담사들은 코로나19 대응인력과 확진자, 격리자 등에 전화 및 대면 심리상담을 진행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센터의 여성 상담사가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성 인력 비율은 78.6%에 이르렀다.
센터 인력 중 65.5%는 정신적 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통 등 신경성 질환이 64.6%로 가장 높았다. 우울증(7.7%),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5.5%)가 뒤를 이었다.
센터 상담사들의 우울 수준을 살펴본 결과, 응답자의 약 38.2%가 경미한 수준부터 심한 수준까지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었다(우울증 평가도구 PHQ-9 활용).
센터 인력 중 42.7%는 일상 중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안감의 원인 1위는 자살, 자해, 폭력 등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환자 안전사고(84%)였다. 상급 기관의 무리한 업무 요구(72.3%), 폭언·폭행·성추행을 행사하는 이용자(69.1%)가 뒤를 이었다.
센터 인력의 처우 문제도 지적됐다. 전국의 기초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센터 244개소 중 123개소(50.4%)에서 상근인력의 100%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했다. 총 상근 인력 3224명 중 약 70%에 달하는 2276명이 비정규직이다.
아울러 센터 상근인력의 평균 근속연수는 3.3%에 불과하고, 2년 이하 근속자 수가 1838명(57%)으로 드러났다.
남인순 의원은 “짧은 근속연수의 원인은 계약직 위주의 불안정한 고용형태, 과도한 업무량 및 업무 스트레스 등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이는 종사자의 경력 단절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의 소진 및 건강관리를 위한 보건복지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