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녀의 꿈에 투자하는 여성들 “우리는 소롭티미스트입니다”
여성·소녀의 꿈에 투자하는 여성들 “우리는 소롭티미스트입니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1.10.08 09:15
  • 수정 2021-10-10 12: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남]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김영화 총재·이은희 부총재·임정미 국제이사·표명희 재무이사

소롭티미스트는 작은 힘 모아
큰 목표 이뤄나가는 봉사단체
미주연합회 창립 100주년 맞아
한국은 1966년 서울클럽 탄생
전쟁고아, 장애인 등 지속 후원
현재 41개 클럽 800여명 활동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임원진. (왼쪽부터) 이은희 부총재, 김영화 총재, 임정미 국제이사, 표명희 재무이사. ⓒ이하나 기자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임원진. (왼쪽부터) 이은희 부총재, 김영화 총재, 임정미 국제이사, 표명희 재무이사. ⓒ이하나 기자

지난 1세기 동안 여성과 소녀들의 꿈에 투자해온 여성들이 있다. 세계적인 여성봉사단체 ‘국제소롭티미스트’다. 1921년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이상적인 봉사를 꿈꾸던 80여명의 전문직 여성들로 시작한 소롭티미스트는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현재 세계 121개국에서 7만2000여명의 회원을 둔 UN에 소속된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 여성봉사단체로 성장했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단순히 물질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소녀들에게 새 힘을 줌으로써 삶에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의욕적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소롭티미스트의 특징입니다.”

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를 이끄는 김영화 총재의 말처럼, 단체는 ‘꿈에 투자한다(Investing in Dream)’는 슬로건 아래 희망의 사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이 여성과 소녀들의 자립을 위한 최고 해법이라는 신념이 소롭티미스트 활동의 바탕이다. 한국협회 역사도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롭티미스트는 한국의 초창기 여성운동 단체로서도 그 뿌리가 깊다. 당시는 한국전쟁 후유증으로 사회가 혼란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은 시기였다. 독립운동가 최창식·김원경 부부의 장녀 최영방 선생이 미국 유학 시절 만난 후로스트 박사 소개로 소롭티미스트를 처음 접하고 한국에 알린 것이 한국협회의 시작이다. 감정희씨(초대 회장), 장의순씨 등 단체 취지에 공감한 여성들이 합류하면서 1966년 서울클럽이 처음 결성됐다. 한국협회는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모자원 자립을 위해 재봉틀을 구입해 전달하고 여성 시각장애인들이 모여 살던 희망여맹원에 농토 1267평을 기증했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인형을 만드는 기술을 가르치고 파고다 아케이드에 판매시장을 여는 판로 확보도 구상했다. 

1966년 6월 4일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서울클럽 인준식.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1966년 6월 4일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서울클럽 인준식.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한국협회는 내년 7월에는 ‘SIA 한국 총회’를 앞두고 있다. 2017~2019년 총재를 지낸 임정미 국제이사는 “SIA 총회는 미주연합회(SIA·Soroptimist International of the Americas) 산하 29개 리전(Region·지역) 소속 회원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설명했다. 총회는 50년 전 만든 타임캡슐을 개봉하고, 50년 후 열릴 타임캡슐을 제작해 소롭티미스트의 과거와 미래를 축하할 예정이다. 이운경 차기 총재가 조직위원장을 맡아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창립 100주년과 내년 SIA 총회 준비가 한창인 한국협회 회장단을 서울 용산구 한국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활동이 1세기 넘게 지속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지.

김영화 “정치나 종교적 색깔 없이 순수한 봉사단체로서 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십시일반 기부로 기금을 마련하고, 각 클럽에서는 바자회와 옥션을 열어 수익금으로 여성과 소녀들의 권익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재정지원 사업과 장학금 지급을 한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아는 소롭티미스트들이 있기에 지금의 100주년을 맞을 수 있었다. 우리가 돕는 여성들이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보며 큰 행복을 느낀다.”

-팬데믹 시대에 큰 행사를 치르게 됐다. 어려움은 없었나.

김영화 총재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봉사는 물론 회원모임도 어려워졌다. 새로운 길이다보니 어떤 길이 펼쳐질지 알 수 없어 활동 방향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는데 임원진들과 함께 논의하며 조심히 새 길을 가고 있다. 최근 미주연합회(SIA) 시상식에서 한국이 우수 리전(region·지역) 1등 상을 수상했다. 재정분과도 1등, 프로그램분과에선 2등을 차지했다. 코로나로 전 세계 소롭티미스트의 회원들이 줄어드는 반면, 한국은 60명이나 늘려 회원확장상도 받았다.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 덕분이다.

지난 4월 정기총회도 임원진의 제안으로 처음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열었다. 팬데믹 시대에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500개 화면을 통해 500명의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한 소중한 기회였다.”

임정미 국제이사 “정기총회는 협회 회원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행사다. 그동안 봉사는 모여서 해야 하고, 총회도 얼굴을 맞대고 해야 한다고 여겼는데, 온라인 정기총회가 그 틀을 깨는 계기가 됐다. 오히려 본업을 하거나 지역이 멀어 그동안 정기총회에 참석하지 못했던 회원들이 온라인 회의에는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어 긍정적 평가도 많았다.” 

2015년 4월 22일 제42차 한국협회 총회에서 열린 성폭력방지캠페인 모습.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2015년 4월 22일 제42차 한국협회 총회에서 열린 성폭력방지캠페인 모습.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나눔과 봉사에 헌신하며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이은희 부총재 “노래를 좋아해 들어간 합창단에서 광주클럽 회원을 만난 것이 소롭티미스트와의 인연의 시작이었다. 어린이들에게 합창 지도를 하며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2003년 본격적으로 회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소롭티미스트는 여러 명이 함께 작은 힘을 보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작은 힘이 모여 집단적 영향력으로 커지는 것이 소롭티미스트의 목표이기도 하다.”

표명희 재무이사 “한국에서 처음 결성된 서울클럽 회장을 맡으며 많은 이웃을 만난다. 무엇보다 우리의 도움을 통해 한 사람이 성장하고 자립하며 꿈을 이룰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회원 한 사람 한사람의 작은 힘이 모여 누군가의 꿈을 이루는데 보탬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작은 씨앗이 따뜻한 햇볕을 받아 싹을 틔우고 든든한 나무로 자라듯 소롭티미스트가 더 많은 여성들의 햇볕이 되길 바란다.”

-한국협회의 향후 100년을 향한 목표는 무엇인가.

김영화 총재 “소롭티미스트는 우리가 돕는 여성들이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보며 큰 행복을 느낀다. 더 많은 여성들이 소롭티미스트와 만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한국협회는 앞으로 회원 확장에 적극 나서고 숨어 있는 대상자를 찾는데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임정미 국제이사 “55년 전 한국협회가 처음 시작할 때는 전쟁 직후 먹고 살기 힘든 어린이와 여성들을 위해 물심양면 도왔다. 지금은 꿈이 있고 능력있는 여성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주고 멘토로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장학금 규모와 대상자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팬데믹 시대에도 오히려 회원이 늘어나 1등 상을 받았듯이 회원이 더욱 늘어나길 바란다.”

표명희 재무이사 “내년 ‘SIA 서울 총회’를 계기로 한국사회에서 봉사에 대한 인식과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총회 준비에 만전을 기해 성공적인 행사로 치르겠다.” 

지난 4월 21일 열린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제48차 정기총회 모습.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500명의 회원이 비대면으로 참여했다.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지난 4월 21일 열린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제48차 정기총회 모습.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500명의 회원이 비대면으로 참여했다.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국제소롭티미스트

라틴어의 Soror(여성)와 Optima(최고)의 합성어로 ‘최고를 지향하는 여성들’을 뜻한다. 192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남성들과 달리 사회 진출 통로가 막혀 있던 전문직 여성 80명이 손을 맞잡고 어려움에 처한 여성과 소녀들이 능력을 꽃필 수 있도록 돕자는데 의기투합했다. UN 소속 단체로 본부는 영국에 있으며 미주연합회, 영국 및 아일랜드연합회, 유럽연합회, 남서태평양연합회, 아프리카연합회 등 5개의 연합회로 이루어져 있다. 미주연합회 소속인 한국협회는 1966년 서울클럽의 인준을 시작으로 전국 41개 클럽에서 8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