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ILO 이사회 투표로 결정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8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여성신문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외교부와 고용노동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주 제네바대표부를 통해 ILO 사무국에 강 후보자의 등록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가 당선될 경우 ILO 103년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아시아 출신의 첫 사무총장이 된다. 

1919년 설립돼 세계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노동권 보장에 앞장서온 ILO는 187개 회원국을 뒀으며, 국제기구로는 유일한 노·사·정 3자 기구다.

강 장관을 제외하고 이날까지 후보 등록을 마친 인사는 모두 4명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오스트레일리아의 그렉 바인스 현 ILO 사무차장으로, 호주 공무원노총 지도부와 ILO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그는 1980년대 노동 현장에서 시작해 정부 관료까지 두루 역임한 '노동계' 인사다. 

프랑스의 뮤리엘 페니코 현 프랑스 OECD대표부 대사도 노동부 장관을 지냈는데, 강 장관과 함께 여성 후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음툰지 무아바 국제사용자기구(IOE) 이사는 앞서 ILO 사용자그룹 대변인으로 일했고, 질베르 응보 세계농업기구 사무총장은 토고 총리를 지냈다.

강 전 장관은 노동문제를 직접 다룬 경험은 없지만,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와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 등 10년에 걸친 국제기구 경험에 더해 3년 8개월간 외교부 장관으로 일해 국제사회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정부는 “강 후보자는 우리 정부 및 유엔 내에서의 다년간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일자리 회복·경제 위기 극복, 노·사·정 삼자주의를 통한 상생과 연대 정신의 확산 등 ILO의 핵심 의제를 주도할 리더십, 자질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ILO 사무총장 선거는 내년 1월께로 예상되는 후보자 공개 청문회와 3월 중순 이사회 구성원만 참여하는 비공개 청문회를 거쳐 3월25일 이사회 투표로 결정된다. 투표에는 28개국 정부대표와 노동자·사용자 대표 각 14인 등 총 56명이 참여하게 되는데,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당선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득표자를 제외하고 재투표를 반복 실시하는 방식으로 당선자를 가린다.

당선자는 ILO 역사상 유일하게 노동계 경력만으로 사무총장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됐던 영국 출신 가이 라이더 현 사무총장 임기가 만료된 직후인 내년 10월 1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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