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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스샵'의 베스트셀러 제품. 로터스 스킨, 라이스 폼 클린징, 검정콩 에센스 마스크팩. <사진·민원기 기자>▶

국내화장품 시장규모는 2003년을 기준으로 6조원에 달한다. 태평양이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 하지만 초저가 화장품 브랜드 두 개가 지난해 말부터 급속도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바로 “미샤”와 “더페이스샵”이다. 싼 맛에 “혹시나” 하는 생각에 구입했던 소비자들이 좋은 품질에 재구매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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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마케팅 비용 아껴 50% 할인

인터넷으로 신뢰 쌓은 게 큰 도움

“미샤”는 기존 중소화장품 업체인 에이블씨엔씨에서 만든 화장품 브랜드로 초창기엔 25억원이던 매출이 2001년엔 40억원, 2002년엔 50억원, 2003년엔 180억원으로 급격히 상승중이다. 이 상태로 계속된다면 2004년엔 8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표 참조).

만약 800억원이 넘는다면 국내 화장품매출순위 10위안에 드는 수준. 미샤는 지난 2000년 인터넷 쇼핑몰 “뷰티넷”을 기반으로 출발했다. 쇼핑몰 회원 100만 명에게 화장품을 팔아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2002년엔 오프라인까지 진출한 케이스. 현재 명동, 신촌, 이대 등 핵심상권 곳곳에서 발견되고 전국 60개 매장을 갖고 있다. 미샤 매장을 가득 채운 화장품은 평균 3300원을 넘지 않는다. 종류도 기초, 색조, 기능성, 보디, 헤어용품 등 500여 종. 가격은 고기능을 강조하는 제품이라도 8900원을 넘지 않는다.

베스트셀러 제품은 메이크업 피팅젤, 하이드로 스킨토너, 워터 서플라이다.

또 하나의 초저가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은 '저가'와 '웰빙'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12월 첫 매장을 내고 채 두 달이 되지 않아 매출액은 미미한 상태. 그러나 지금까지 총 11개점을 내고 현재 체인이 40개로 확정되는 등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더페이스샵”도 제품가격이 1천원에서 9천원까지로 저렴하다. 단 600여 종의 자연성분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국내 웰빙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가격과 더불어 깔끔한 용기디자인과 매장분위기도 인기를 부채질한다. 베스트셀러 제품은 로터스 스킨·로션, 라이스 폼 클린징, 검정콩 에센스 마스크팩 순이다.

두 브랜드 돌풍의 비결은 무엇보다 “평균가격 3300원”으로 대변되는 싼 가격에 있다.

화장품 가격은 원가 10%, 유통비용 10%, 판매처 이윤 30%, 마케팅 비용 30%, 제조업체 이윤 20%로 구성되는 게 일반적이다. 여기서 두 브랜드는 유통비용과 마케팅비용을 과감히 뺐다. 용기포장도 최소한으로 했다. 결국 다른 곳보다 50% 가까이 싸게 팔 수 있게 된 것.

기존에도 슈퍼마켓에서 파는 저가 화장품이 있었다. 화장품 대리점의 “도매처분”이란 가격파괴도 붐이었다. 그런데 새삼스레 초저가 화장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직영매장으로 유통비를 절감해 저렴한 가격에도 질이 좋을 것이란 기대를 가져왔다고 한다. 동시에 인터넷으로 쌓은 신뢰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대한화장품공업협회의 안정림 이사는 초저가 화장품 열풍에 대해 소비층이 다를 뿐이라고 말한다. 현재 새로운 초저가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화장품은 재료비보다 배합이 관건”이기 때문에 “성분이 같아도 품질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3천원짜리 화장품이 1백만원짜리와 같은 효과를 낼 것을 기대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연주 기자lee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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