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전법' 민심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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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위원장이 지난 17일 안성시 자율방범대연합회 발족식에 참석, 참가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민원기 기자>

유권자 만나기 강행군

보수텃밭에 개혁 바람

“국민들의 마음을 읽는 게 진정한 정치입니다. 부패한 정치판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이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열망을 가슴에 담고 당당한 여성정치인이 되어서 여성과 장애인, 노인 등 약자들에게 봉사하고 싶습니다.”

경기도 안성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김선미 경기 안성 열린우리당 지구당위원장을 지난 17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설연휴를 이틀 앞둔 이날 김 위원장은 지역 행사에 참석하랴, 장을 보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서울에서 버스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안성은 보수성이 강한 농촌지역. 16대 총선에서 고 심규섭 의원(민주당)이 당선된 것을 제외한다면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한나라당은 13·14·15대 등 3번에 걸쳐 내리 모두 승리를 거뒀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2년 당시 작고한 남편 심규섭 의원의 바통을 받아 정치에 입문했다. 그러나 숙명여대 약대 학생회장을 지낸 경험을 갖고 있는 등 조직력과 정치감각, 연설능력에서 결코 기성 정치인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남편이 사망한 후 치른 2002년 보궐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을 이번 선거에서 만회하겠다는 포부다.

오후 2시에 열린 안성시 자율방범대연합회 발족식 참석을 앞두고 만난 그는 “새로운 사람, 깨끗한 정치인을 뽑자는 바람이 불고 있어 공천 승리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나에 대한 인지도가 78%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륜과 관록을 앞세운 상대방 후보와의 총선 경쟁에서도 승리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자율방범대연합회 발족식에 참석한 그는 행사가 끝난 후 방범대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덕담을 나눴다.

김 위원장은 “내가 내세울 수 있는 선거 전략은 사조직도 아니고 돈도 아니다”면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듣고 그들의 고민을 해결하려 노력했다는 것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여자가 뭘 하겠어''저러다 그만 두겠지'하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지구당위원장을 맡으면서 기존 조직정치에 익숙한 사람들을 배제하는 등 변화의 모습을 보이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돕기 시작했다”면서 “마을회관 하나만으로도 몇 번이고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주민들을 보면서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생활밀착 정치를 해야겠다는 소신을 품게 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보궐선거 후 정치풍토를 깨는 작업을 해왔다고 한다. 돈 안 드는 깨끗한 정치를 하기 위해 '조직'을 없앴다. 또 자리를 마련해 돈을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온 조직원을 챙기는 대신 지역 구석구석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일일이 만나는 고된 일정을 소화해 왔다. 결혼한 후 20년 동안 안성에서 살아온 '안성 며느리' 김 위원장의 '안성 대표'를 향한 꿈의 밑거름은 이렇게 만들어진 셈이다.

그는 “1년 반 동안 유권자를 만나면서 “저 사람이 뭐하러 왔나”하는 말을 듣고 무심한 눈길을 받았지만 세일즈맨이 정성으로 소비자들을 만나듯이 일일이 악수하고 명함을 건네는 작업을 해왔다”면서 “지금은 이 결실로 당원들이 스스로 자리를 마련하고 위원장을 초청하는 새로운 풍토가 만들어져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60% 이상이 토착민으로 이뤄진 안성은 기득권 세력이 강한 보수지역이지만 '이제는 바꾸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정치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안성에서 먼저 지펴 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주민들은 지금 변화와 개혁, 젊음을 갖춘 인물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소각장 등 환경 분야에부터 청년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문제까지 두루두루 관심을 쏟고 이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설 상차림을 위해 안성시장에서 장을 보면서도 상인들과 덕담을 나누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런 모습이 익숙한 듯 상인 중 한 명은 “젊은 사람이 돼야 해. 비리 투성이 정치판을 보면 정말 살맛이 않나”라고 하소연을 하면서 김 위원자의 손을 맞잡기도 했다.

찬거리를 가득 담은 비닐봉투를 양손에 들고 다니며 장을 보던 그는 “당선되리라 확신하지만 만약 안 되더라도 안성일꾼으로 지역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면서 “지연과 학연, 돈이 없는 한 젊은 여성의 깨끗한 정치를 보면서 주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신아령 기자ar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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