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말(「玄을 보다」)
내 작업의 색이나 형은 공간을 보이기 위한 작용으로서 존재한다.
나는 오랫동안 평면 속에 공간을 드러내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 투명성이 좋은 레진의 선택이 그 가능성을 열었다. 일단 수평으로 레진을 올리고 마른 후 칼과 송곳으로 수직선을 그은 다음 물감을 바르고 다시 레진을 올려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레진의 투명성으로 자유로워진 시선은 화면의 표면뿐만 아니라 그 안의 깊은 곳까지 자유롭게 여행한다.
화면의 맨 안쪽부터 겹겹이 쌓아 올린 선들 사이의 투명한 미지의 공간은 무엇일까? 나는 여기서 玄을 본다. 玄은 색이 아니다. 玄은 본질과 그 드러나는 현상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운율이고 빛을 담은 무색의 공간이다. 玄은 검은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완전한 무색이다. 그 깊이가 아득하여 오묘한 색으로 보일 뿐이다.
玄은 불가사의한 섭리다. 너무 깊고 어두워서 파악할 수 없다. 작업에서 무수히 그어진 선들은 모든 것을 품고 있는 玄의 공간을 시각화하고 싶은 나의 의지다.
<작가 약력>
1965 경상남도 산청 출생
1992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현재, 울산에서 거주 및 작업
<개인전>
2021 현玄, 학고재(9.8~10.17), 서울
2016 Who likes K Colors?, 학고재 상하이, 상하이
2013 사이-공간, 모거모던아트, 런던
2011 FN 아트스페이스, 서울
2008 비욘드 더 비저블, 프랑스문화원, 부산
2005 뉘앙스, 인사갤러리, 서울
1995 지고 – 그림자, 보다갤러리, 서울 등 20여회
<단체전>
2021 학고재 소장품: 38˚C, 학고재 오룸(OROOM, online.hakgojae.com)
2019 프리뷰, 학고재, 서울
2017 아트마이애미 파빌리온; 콘텍스트 파빌리온, 마이애미, 미국
아트 파리, 그랑팔레, 파리
2016 제1회 어메이국제미술전, 어메이현대미술관, 어메이, 중국
2011 헤즈 & 피규어스, 본 브라운베렌스 갤러리, 뮌헨, 독일
2008 아트 메쎄 뮌헨, 메쎄 뮌헨, 뮌헨, 독일
1989 앙데팡당,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등 40여회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과천
광주시립미술관, 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