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자 한나라당 안산시 단원구 지구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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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자 한나라당 안산시 단원구지구당 위원장이 설을 앞둔 지난달 20일 지구당사무실에서 팬클럽 '순사랑' 회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항구>▶

교육·환경 전문성 부각

남성조직도 과감히 돌파

떴다떴다 박순자, 순자야 날아라

높이높이 날아라, 우리 박순자~

아침부터 한나라당 안산시 단원구 지구당 사무실이 시끌벅적했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20일, 박순자 위원장의 팬클럽 '순사랑' 회원들이 방문한 것이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점퍼 차림의 아줌마들이지만 지구당사무실이 마치 이웃집인양 수다가 한창이었다.

한 회원은 자신이 '순자 언니'라고 부르니까 여섯 살짜리 딸도 순자 언니라 부른다며 지난밤 딸아이가 부르던 노래를 흉내 냈다. 잘 안 보던 뉴스도 보게 되고 정치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는 순사랑 회원들은 국회의원에 조언할 수 있는 아줌마가 되겠다며 박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다짐했다. 박 위원장이 국회에 진출한 다음에는 자신들이 보이지 않는 감시자가 될 것이라는 뼈 있는 한 마디도 잊지 않았다.

“여자들이 여성정치인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어요. 아줌마가 아줌마를 키운다며 매달 1천원씩 순수하게 저를 후원하고 지지해주는 순사랑 회원들이 항상 큰 힘이 돼요.” 박 위원장은 벌써 3백6명을 넘어선 순사랑 회원들의 지지에 든든함을 표했다. 순사랑 회원들과 헤어진 후 박 위원장은 지체장애인시설인 '평화의집'으로 향했다. 박 위원장이 출마할 예정인 안산에는 전날 내린 눈이 소복히 쌓였다.

안산은 반월공단 배후도시로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호남출신 주민들이 많아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안산은 8년차 현역의원인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의 지역구다. 이 곳에 건전한 보수를 지향하며 한나라당 박 위원장이 도전장을 낸 것이다.

박 위원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기도 교육위원, 경기도의회 의원을 거쳐 2002년 9월 한나라당 안산시 단원구 지구당 위원장을 승계했으며 현재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맡고 있다. 여성으로는 드물게 지역구를 관리하며 정치현장에서 성장한 정치인이다.

평화의집에 도착한 박 위원장은 자원봉사자들이 건네는 떡국 한 그릇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한편에서 김치가 맛있어서 벌써 다 먹었다는 인사가 전해졌다. 경기도의원 시절 인연을 맺은 이후 매년 김치를 담아 몇몇 지역의 시설에 보내 왔던 것이다.

“남성 의원은 안방에 못 들어가잖아요. 여성의 친밀함으로 지역 구석구석을 꿰뚫고 있어요. 이 곳처럼 가장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게 제 바람이에요.”

박 위원장은 남성 정치인이 아우르지 못하는 부분을 챙기는 한편 조기축구회, 향우회, 자율방범대같이 그동안 여성들이 엄두를 내지 못한 남성 조직을 뚫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남성 향우회, 동창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가 하면 등산, 배드민턴, 자전거 동호회 활동도 빠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남성 조기축구회에서 골키퍼로도 뛰고 있다. 젊은 유권자들을 만나기 위해 이제 인라인 스케이트만 배우면 된다는 그다.

박 위원장은 공단지역 안산의 취약점인 교육과 환경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교육에 대한 박 위원장의 열의는 남다르다. 오늘날 그가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된 것도 고등학교 교사 시절 교육도시를 꿈꾸며 경기도 교육위원에 출마한 것에서 이어진다. “교육은 도시의 부가가치예요. 자녀 교육을 믿을 수 있을 때 전국에서 모여든 주민들이 정주의식을 갖게 될 거예요. 안산이 교육 도시의 기능을 찾도록 할 겁니다.” 이러한 전문성 때문에 박 위원장은 지역구는 물론 비례대표 후보로도 당 안팎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박 위원장은 여성들이 지역 일에 관심을 갖고 정당에 가입하고 정치에 뛰어들 것을 권한다. “여성들이 당으로 들어가야 해요. 정당 정치를 통해 정책을 익히고 정책을 입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요.” 여성 정치인들이 깨끗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기본으로 정치적 능력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박 위원장은 여성 진출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강조했다. “여성이 과연 몇 명이나 경선을 통과하겠어요? 가산점 30%는 큰 의미가 못 돼요. 경선에서부터 서로 상처내고 할퀴면 본선에서 고통을 당해요. 조직이 빨리 봉합되지 않고 여물어지지도 않아요. 신인이나 여성을 정치에 진출시키려면 과감하게 경선 없이 당선 가능한 지역을 내줘야 해요.”

박 위원장은 무엇보다 여성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치 자금'이라고 말했다. 깨끗한 선거에서도 정책 마련 등 과학적인 선거 방법에 쓸 돈은 써야 한다는 그다. “지구당 위원장을 맡으며 정치의 최일선에서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하지만 순사랑 같은 자원 활동에서 희망을 찾으며 정치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김선희 기자sona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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