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창간 33주년]
성평등 사회 실현 앞장선
국내 최초 여성 정론지
여성과 여성을 연결하고
더 나은 삶 위한 미디어로

 

여성신문이 창간 33주년을 맞았다. 1000여명의 국민주주가 세운 여성신문은 1988년 10월28일자 창간준비호를 거쳐, 그해 12월2일 우리나라 첫 여성주의 미디어로 세상에 나왔다. 매주 한 호씩 발행한 신문은 단 한 번의 멈춤 없이 1만2000일 넘는 세월 동안 여성들의 목소리를 한결같이 보도했다.

강산이 세 번 변했다. 그 세월동안 여성신문은 달라졌다. 여성의 눈으로 여성 이슈를 다루는 여성주의 미디어라는 점, 매주 목요일 윤전기를 돌려 종이신문을 발행한다는 점은 변함 없다. 하지만 지면에서 벗어나 포털사이트와 유튜브, SNS로 콘텐츠를 담는 채널을 늘렸고 그만큼 예전보다 다양한 독자들이 여성신문을 만나고 있다. 

1988년 여성신문 초대 편집주간을 맡은 고정희 시인은 ‘여성신문 0호’에 게재한 창간 선언문에서 ‘자매애’가 “남자를 움직이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우주의 축을 옮기는 힘”이라며 여성 연대의 힘을 강조했다. ⓒ여성신문
1988년 여성신문 초대 편집주간을 맡은 고정희 시인은 ‘여성신문 0호’에 게재한 창간 선언문에서 ‘자매애’가 “남자를 움직이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우주의 축을 옮기는 힘”이라며 여성 연대의 힘을 강조했다. ⓒ여성신문

‘지면을 통한 여성운동’을 표방했던 여성신문은 이제 디지털 역량을 갖춘 여성 미디어 플랫폼기업으로 변신했다. 여성의 목소리를 담는 그릇이자 여성을 대변하는 스피커를 넘어 여성과 여성을 연결하고,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미디어로 나아가고 있다.

세상에 없던 여성 미디어의 살아남기란 탄생보다 어려웠다. ‘여성신문만 있고 남성신문은 없냐’ ‘페미니즘만 외치는 편파적 매체’ ‘성폭력 사건만 다루는 성폭력 신문’이라는 등의 ‘백래시(반발)’는 33년 넘게 여성신문을 쫓았다. 수많은 편견과 압력에도 곁눈질 하지 않았다. 여성 언론을 지킨다는 사명감은 급변하는 미디어환경 속에서 여성신문이 존재가치를 잃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강력한 힘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자매여
이제는 우리가 길이고 빛이다
이제는 우리가 밥이고 희망이다
이제는 우리가 사랑이고 살림이다

-고정희, 1989.12.1. 「자매여 우리가 길이고 빛이다」 중

여성신문의 초대 주간이었던 시인 고정희가 창간 1주년을 맞아 써내려간 「자매여 우리가 길이고 빛이다」는 3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가로막힌 벽을 뚫어야 할 때, 길이 없어 새 길을 내야 할 때 가장 큰 버팀목은 여성 연대였다. 어린이집 설치 및 확대, 평등 부부, 군 가산점제 폐지, 호주제 폐지, 아빠 육아 휴직, 동수 내각 등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할 때마다 그 곁에는 여성들이 있었다. 여성신문 33년은 여성들의 연대와 용기의 기록이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신문의 벗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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