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구 모 여고 2학년 학생들이 교육인적자원부 게시판에 담임선생님의 수첩에 적힌 학생의 이름과 촌지의 액수가 적힌 것을 폭로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우리교육계의 고질병인 촌지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개혁의 신호가 정경유착의 고리인 비자금이라면 교육개혁중의 한 문제는 촌지의 관행을 근절하는 것이다. 촌지와 비자금은 검은 돈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래서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당당하게 밝히길 꺼린다. 감사의 뜻이 아니라 부탁이나 편애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촌지의 바탕에는 교사의 권력에 대해 학부모로서는 어찌해 볼 수 있는 대응이 없다는 것이 깔려있다. 내 자식을 위해 교사의 횡포를 사전에 막기 위한 제일 쉬운 방법은 촌지뿐이다. 촌지가 교육적으로 단죄를 받아야 하는 것은 내 자식을 잘 봐달라는 의미가 결국에는 다른 학생들에게는 차별로 이어지고 교사로 하여금 공평한 교육적 행위를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교육적 소신보다는 불로소득의 돈벌이로 여기는 교사와 내 자식만을 생각하는 학부모가 정경유착의 기업인과 정치인처럼 물려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은혜에 감사해 정성을 표시하는 것이라면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도 필요하고 권장되어야 할 덕목이다.

그래서 한 학년이 끝나는 날 마련한 학생의 편지와 학부모의 선물은 그 자체로 감동이고 아름다움이다. 스승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기 때문이다.

윤선진/ 대경대 사회복지과 여성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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