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 전자발찌 끊고 달아나 여성 2명 살해…29일 자백
경찰 긴급체포…30일 구속영장 신청
전자발찌 훼손 도주 사례 매년 꾸준히 발생
법무부 “국민께 송구…지도감독·처벌 강화하겠다”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경찰에 자수한 남성&nbsp;강모(56)씨의 서울 송파구  자택 모습&nbsp; ⓒ뉴시스·여성신문<br>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경찰에 자수한 남성 강모(56)씨의 서울 송파구 자택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남성 강모(56)씨가 16년 전 여성 30여 명을 상대로 강도·강간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29일 자백한 강씨를 긴급체포했으며, 현재 구속영장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법무부는 보호 대상자 관리 부실에 대해 사과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강씨는 29일 오전 7시55분쯤 서울 송파경찰서를 찾아와 자신이 여성 2명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경찰은 시신 두 구를 각각 강씨 자택과 차 안에서 발견했다. 피해자들은 강씨와 아는 사이였다.

강씨는 26일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로 여성 한 명을 살해했다. 27일 오후 5시31분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28일에서 29일 사이 여성 한 명을 추가로 살해했다. 경찰은 여성신문에 “강씨가 살해 전 성폭력을 저질렀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씨는 강도강간과 강도상해 등 전과 14범이다. 성폭력 전력은 2회다. 1996년 10월 길을 가던 여성을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 가 여러 차례 폭행한 후 강간하고, 금품을 강탈했다. 이로 인해 징역 5년 및 보호감호 처분을 받았다. 2005년 9월 차 안에서 흉기로 여성을 위협해 성추행하고 금품을 강탈했다. 이 범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2021년 5월6일 천안교도소에서 가출소하면서 5년간의 전자감독이 개시됐다.

전자발찌 훼손 도주 사례 매년 꾸준히 발생
법무부 “국민께 송구…지도감독·처벌 강화하겠다”

전자발찌 훼손 도주 사례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8년 23명, 2019년 21명, 2020년 13명이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다. 2021년 7월까지만 봐도 11명이 전자발찌를 훼손했다.

법무부는 30일 브리핑을 열고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견고성 개선 등 훼손방지 대책 △경찰과의 긴밀한 공조체계 개선 △재범 위험성 정도에 따른 지도감독 차별화·처벌 강화 △인력 확충 노력 등이 제시됐다. 법무부는 구체적으로 범죄전력과 범죄수집 외에 생업종사, 준수사항 이행정도까지 고려한 ‘수시 재범위험성평가’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범고위험군에 대한 맞춤형 준수사항을 추가하는 등 지도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30일 “전자감독 대상자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윤웅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은 “이번 사건에서 나타난 문제점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형사 정책 분야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참고해 고위험 성범죄자 재범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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