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일 알아봐요”… 코로나 직격탄 맞은 승무원 지망생들
“다른 일 알아봐요”… 코로나 직격탄 맞은 승무원 지망생들
  • 김규희 기자·최예리 인턴기자
  • 승인 2021.09.11 14:26
  • 수정 2021-09-11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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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체험·해외실습·비상훈련 등 취소
코로나19로 학업 불안에 취업 불안까지
쇼핑몰 알바·리셉션·사무직 일하며 버틴다
승무원 지망생들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다른 직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Pixabay

항공서비스학과 학생들에게 승무원이란 꿈은 ‘플랜B’가 됐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취업 문이 사실상 닫혔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들에게 ‘취업 불안’은 물론 ‘학업 불안’까지 초래했다. 항공사 체험, 해외 실습, 비상 훈련 등도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승무원 지망생들은 리셉션(접수·안내), 사무직, 아카데미 강사 등 다른 직종을 찾아야 한다. 항공서비스학과 학생들의 취업은 물론,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할 시기에 대비한 항공사들의 원활한 인력수급을 위해서라도 승무원 지망생들의 학업 및 취업 불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승무원 지망생들 “채용 마냥 기다릴 수 없어…다른 직종에서 사회경험 쌓는 게 현실적”

용인예술과학대 항공서비스과(2년제)에 재학 중인 20학번 송경하(21)씨는 학업과 승무원 아카데미 강사 일을 병행하고 있다. 졸업 이후 기약 없는 승무원 공채를 기다리기보다는 다른 직종에서 사회 경험을 쌓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혹시 공채가 뜰까’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입학 직후인 2020년 3월 이후 ‘응급처치와 건강관리’, ‘기내식 음료제공 서비스’ 등 실습 수업도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걸 보면서 플랜B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송씨는 “항공객실승무원을 목표로 하는 학생으로서 정말 걱정과 불안이 많다”면서 “하루빨리 이 사태가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장안대 항공관광과(2년제) 졸업생 18학번 김은경(25·가명)씨는 2020년 여름부터 일반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2019년 2월 졸업 이후 1년 만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2019년 합격자들도 채용이 취소될 만큼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이다. 김씨를 포함한 주변 준비생들 모두 리셉션이나 쇼핑몰 아르바이트, 비서, 사무직 등으로 진로를 바꿨다. 김씨는 사무직 일에 만족하지 않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질 시기를 기다리면서 꾸준히 사회 경험을 쌓고 있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쭉 승무원이라는 꿈을 바라보고 준비했기 때문에 27세까지는 승무원 공채에 도전해볼 생각”이라면서도 “국내 항공사들은 나이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2년 뒤쯤엔 나이가 적은 편이 아니어서 마음이 불안하다”고 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20년 8~11월 537개 직업 종사자 1만62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임금·소득이 줄었다고 답한 사람이 35.8%였다. 특히 객실승무원의 96.8%가 “수입이 줄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서비스학과 진학을 꿈꾸는 입시생도 줄었다. 입시 전문회사인 진학사에 따르면, 국내 인기 학과인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운항과의 2021학년도 정시 일반전형 경쟁률은 9.21대 1로 2020년(26.84대 1), 2019년(34.95대 1)에 비교해 현저히 감소했다. 항공서비스학과가 있는 한서대, 중부대, 장안대, 한양여대 등 대부분의 학교도 마찬가지였다.

대학 측 “하반기부터 대면·실습 확대”…외항사 신호탄으로 승무원 채용 확대 기대감

대구한의대 항공서비스학과 학생들이 2020년 11월12일 티웨이 항공 기내에서 기내안전 브리핑 실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그러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할 시기에 대비해서라도 항공서비스학과 학생들의 학업 및 취업 불안이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명원 중부대 항공관광전공 교수는 “현재 국민들이 관광 욕구를 잘 참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요가 회복될 거라고 생각한다. 항공사 측의 원활한 인력 수급을 위해서라도 학생들의 실습과 취업 불안이 해소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는 2학기 대면 수업을 확대한다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실습수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항공서비스학과가 있는 호남대 관계자는 “그간 항공사 체험 프로그램, 어학연수 프로그램 등이 회화 스터디나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전환됐다. 2학기부터는 항공사 체험 프로그램을 다시 실시하고 내년이나 내후년부터는 어학연수 프로그램도 진행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들의 실습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배재대 항공운항과, 대구한의대 항공서비스학과 학생들은 2020년 11월부터 티웨이항공 등 국내 항공사에서 기내안전브리핑, 식음료제공 등 실습을 진행했다. 티웨이항공 측은 “그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습 기회를 얻기 어려웠던 학생들에게 기내 탑승 체험 실습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항공사들의 채용 소식도 들려온다. 중동의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카타르항공은 지난 8월 전 세계 지역을 대상으로 신입 및 경력직 객실 승무원 채용공고를 냈다. 카타르항공 측은 채용공고문을 통해 “시장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승무원 채용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른 중동 항공사들도 2022년에 개최되는 카타르 월드컵 행사 등에 대비하기 위해 채용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아직 채용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위드 코로나’ 시기가 찾아오는 만큼, 외항사 공고를 신호탄으로 승무원 채용이 확대될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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