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한의원장, 건강교육가, 다이어트자습서 〈살에게 말을 걸어봐〉 저자

콘돔으로 실패한 경험이 있는 부부가 불안해서 이젠 두 겹을 끼고 했는데 또 임신했다.

“두 겹을 껴도 뚫린다니까요.”

유산을 한 아내의 몸조리 약을 부탁하는 남편이 멋적어서 하는 말이니 덩달아 웃었다. 어찌됐든 100% 완벽한 피임은 없으니 남의 프라이버시에 주제넘게 야단칠 권리 누구에게도 없다. 국가가 교회가 성당이 키워줄 것도 아니면서 여성이 지킬 수 없는 원하지 않는 아이를 낳으라고 양심을 찌르는 것은 지독한 짓이다.

미국고등학교에는 아기를 데리고 오는 학생도 있고 부모들도 축하를 해준다지만 한국땅에서 비혼모로 살기? 비혼부는 임신사실을 알자마자 고무신 거꾸로 신고 줄행랑에 배신 때리고 너그러운 부모가 유산이라도 물려주기 전에 아니면 수완이 좋아서 자영업을 하기 전에는 가난을 벗어나기 어렵다.

양육비와 밥이 해결돼도 호주제라는 공권력에 의해 평생 서러운 차별과 멸시를 당할 게 뻔하다. 응급피임약은 호르몬제로 여성의 몸에 급격한 충격을 줘 말 그대로 불가피한 경우에나 사용해야 한다.

경구피임약도 호르몬의 균형을 바꾸어 몸의 자연스런 배란작용을 교란시키므로 즉각적인 부작용은 느낄 수 없다하더라도 어떤 여성에게는 심한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오랜 세월 뒤에 피해가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여러 책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응급·경구피임약,

루프는 여성 몸에 악영향

루프라고 불리는 자궁 내 피임장치는 수정을 막는 피임이 아니라 자궁내벽에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해서 낙태를 일으키는 수단이다.

이 과정에서 염증이 증가하며 나아가 골반염과 이차적인 불임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단적인 예로 미국의 가족계획연맹에서 일하는 여성근로자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자신들은 피임약을 9%가 복용하지만 그들이 상담하는 근로자는 70%가 피임약을 복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맹근로자들은 매일같이 피임약의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고객들을 상대하고 있으므로 자신들은 기피한다는 것이다. 어떤 피임약 사용보다 제일 좋은 것은 남성의 콘돔사용이다.

한번에 500원 값도 싸고 병도 예방하고 임신도 막아주고 준비도 없이 막막하게 부모가 되는 책임도 미뤄주니 '일착오득(一着五得)' 한번 착용하며 다섯에서 열까지 이득을 얻게 되리라. 피임을 여성 책임으로 미루고 콘돔을 싫어하는 무신경 무책임한 남자와는 무섹스로 대접하라. 섹스를 하는 것과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고자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여자들이 감정적으로 빠지는 함정은 “내가 임신하면 기뻐하겠지 낳아주면 남자가 좋아하겠지”하는 생각이다.

드라마를 너무 본 탓이다. 비혼모로 홀로 아이를 키울 것을 혼자서 결정한 것이라면 그래도 된다. 두 사람이 충분히 토론하고 신중한 선택을 해야지 불쑥 임신 사실을 알리고 고마워 기뻐하지 않는다고 울면 어쩔 것인가. 착각일 수 있다.

서로 부담스럽고 실망해서 유산 후에 헤어지는 커플들이 의외로 많다. 내 아이를 같이 잘 키울만한 배우자를 구해서 합의를 하고 축복받는 임신을 하는 것 여자의 일생에 굉장히 중요한 삶의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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