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포기와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8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포기와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최근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언론 보도에 대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언론 중재법’을 강행 처리하기 때문이다. 여당은 가짜뉴스를 근절해 국민을 보호하고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언론중재법을 제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과 국내외 언론단체들은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고 비판한다. 정의당과 언론단체들은 8월 24일 민주당을 행해 “독주를 멈추라”면서 ‘가짜 뉴스를 잡으려다 진짜 뉴스를 잡는다”고 맹비난했다. 

“언론 자유는 누구도 흔들 수 없다”

평소 언론의 권력 감시를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외에서 언론중재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악법”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침묵을 지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12년 10월 YTN 해직 사태 4주년을 맞아 “민주주의가 완전히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아낸 것이 언론 아닌가 싶다”고 했다. 심지어 올해 8월 기자협회 57주년 축사에선 “언론 자유는 누구도 흔들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대통령과 청와대는 의견 표명을 피하고 있다.

야당에선 청와대를 향해 “언론 자유 수호 투사처럼 행세하다 표변해 사실상 언론 탄압 폭주를 방조, 묵인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의 중대한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법에 대해 대통령이 한마디의 말도 안하는 것은 묵시적인 동조로 볼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언론중재법에 대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1941년 1월 발표한 연두교서 연설에서 네 가지의 자유를 제시했다. 그중 첫 번째로 ‘언론과 의사 표현의 자유’(Freedom of speech and expression)를 말했다. 이것이 민주주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지층으로부터 미움 받을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 대표였던 2014년 11월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언론의 공인에 대한 비판, 또는 공적 관심사에 대한 어떤 비판과 감시에 대해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는 결코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다시 피력해야 한다. 분명 침묵은 용기의 적이다. 

윤희숙의 국회의원직 사퇴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8월 25일 대선 출마 포기와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의원의 소명을 들었고 그가 땅을 사는 데 관여하지 않았고 투기 목적도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해 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의원은 권익위가 “따로 독립해 30여년을 살아온 친정아버지를 엮어 평판에 흠집을 내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냐”며 “정권교체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대선이라는 큰 싸움의 축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비록 제 자신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그동안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대선주자들과 치열하게 싸워 온 제가 국민 앞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과 저를 성원해주신 당원들에 보답하는 길이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내 정치”라고 했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심으로 대한민국의 미래가 정권교체 여부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지금 지지율이 높든 낮든 숫자놀음에 빠져 이 대의를 잊어서는 안 되며 당 지도부와 주자들 모두 시대적 소명 앞에 서서 자세를 바로잡고 각자 본연의 역할을 다해 달라”고 읍소했다. 이것이야 말로 용기 있는 정치인의 자세다.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54년에 집필한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는 책에서 미국 의회 사상 용기 있는 의정 활동을 펼친 전설적인 의원 8명을 선정해 활약상을 소개했다. 이들의 용기가 위대한 미국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한국 정치에서 윤 의원처럼 용기 있게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인 정치인은 없다. 그는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우리가 원하는 지도자일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윤 의원의 담대한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낸다.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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