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지역구 도전 양성평등구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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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계 연대 '지역구 새 바람' 일으켜야

유력후보 '무경선 공천' 당규정 지켜야

“여성들이 지역구 당선이 힘들다는 이유로 출마하지도 않고 발탁되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정치개혁을 뒤로 미루는 것과 같습니다. '여성을 내놓으면 승산이 없다''나올 사람이 없다'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여성이 많이 나서야 합니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안양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한나라당 김정숙 의원. 토요일이지만 의정보고서를 작성하느라 사무실은 분주했다. 김 의원은 “오후 6시에는 안양시 약사회 행사에 참석한다”면서 “지역구 의원들은 주말은 물론 휴일도 모르고 산다”고 말했다.

전남 나주 출신인 김 의원은 고려대 교육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를 나와 비례대표 3선을 하고 YS때 정무차관까지 지낸 '여성 정치참여의 대모'로 통하는 정치인이다. 그는 여성특위위원장 때 '비례대표후보 여성할당 30%'를 정당법에 반영시킨 공로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그에게도 선거에서 패배했던 쓴 기억이 있다. 지난 1988년 13대 의원 선거 당시 민정당 공천을 받았던 그가 민주당 공천을 받은 이인제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던 것.

그는 “밥을 사야만 표를 얻을 수 있고 선물을 줘야만 내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정치현실을 모른 채 정치판에 뛰어들었다”면서 “부정선거의 척박한 선거풍토와 여성후보라는 편견 때문에 불리한 상황에서 선거를 치렀다”고 회고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 의원은 이번에 양성평등구제가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50% 여성할당제는 이미 통과된 것입니다. 여성정치 진출을 늘이기 위해서는 지역구에서 승부를 봐야 합니다. 양성평등구제가 통과됐다면 적어도 분구가 예상되는 24개 지역에서 여성후보들이 공천을 받았을텐데 처음 분위기와는 다르게 각당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바람에 실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의원은 당내 남성의원들이 위헌시비를 일으키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따로 움직이는 바람에 양성평등구제가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여성계가 소극적으로 움직인 것도 양성평등구제에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동안 정당에 있었지만 여성문제는 늘 뒷전에 밀렸다”면서 “여성정책을 강조하면 남성의원들에게 '당에서 여성운동 하냐'는 말을 듣기 일쑤였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에 성과를 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성계가 정치 메커니즘에 대해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비례대표뿐만 아니라 지역구 여성후보까지도 포함한 폭넓은 정치연대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선거출마에는 출산과 같은 고통이 따른다며 여성이 한번 선거를 나가면 가정이 풍비박산이 날지, 이혼을 당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험난하고 무서운 길을 걷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이 선거에 나간 이후 이혼한 경우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그는 여성계가 이런 어려움을 감수하고 지역구로 나서는 용기 있는 여성을 발굴, 경선에서 이기도록 지지하고 당선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금이 융통되지 않았을 때는 '그만두자'는 생각에 이불을 덮고 숨죽여 울기도 했다”면서 “지금까지 남편의 지지가 없었다면 정치활동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은 부패를 하고 싶어도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정치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대안세력은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여성정치인은 삶의 질을 높이는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남성정치인에 비해 장점을 갖고 있다”며 “여성정치인은 여성뿐만 아니라 장애인·노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또 “복지·교육·육아 등의 분야에서 예산집행에서부터 정책까지 남성들이 하지 못한 부분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안양 동안구는 평촌 신도시로 30∼40대들이 많아 인지도를 높이는 데 힘쓸 것”이라며 “토박이 주민들에게는 안정감을, 젊은 층에게는 교육과 복지 등 의정보고를 통해 지지를 얻을 계획”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그는 “현재 한나라당 의원이 출마하지만 이곳이 분구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나라당은 정치신인이나 유능한 여성은 경선 없이 공천하는 자격심사 규정을 지키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등 각당도 여성을 위한 규정을 지켜야 할 것”이라며 “여성계도 지역구 중심의 여성정치 세력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전 5시에 일어나 하루에 10개 이상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 그는 인터뷰 후 안양시약사회 정기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면서도 “여성계가 추천만 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공천시키고 당선시킬 수 있도록 전략을 짜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김 의원은 최근 언론사 등에서 실시한 16대 국회의원 의정활동평가에서 상임위별 종합평가(교육위)에서 1위를, 의원별 종합순위에서는 5위를 차지하는 등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나신아령 기자ar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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