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웃기고 울리는 나이의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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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워>의 배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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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생연분>의 황신혜▶

수요일 저녁 TV를 틀면 온 몸을 던져 열연하는 두 명의 여인을 만날 수 있다. MBC TV <천생연분>(수목 9시55분·극본 예랑·연출 최용원 이재원)의 황신혜(41)와 KBS 2TV <꽃보다 아름다워>(극본 노희경·연출 김철규)의 배종옥(42).

공교롭게도 두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실제 개인사와 흡사해 흥미를 유발한다. 연하남과의 결혼, 홀로 딸과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꿋꿋한 딸의 모습이 그것이다. <애인>(MBC·1996), <위기의 남자>(MBC·2002)에서 기혼 여성의 사랑, 애 셋 가진 여자가 연하남성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인상 깊게 보여주었던 황신혜는 꼭 1년 6개월만에 기존의 도도한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과감히'망가지는'연기를 시도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단 한번의 돈 걱정도 없이 자라고 그것도 모자라 얼굴까지 예뻐 평생을 공주처럼 살아 온 여자'. '35살이 넘어가는데도 결혼에 대한 환상에 젖어있는 여자'. 그가 맡은 역할은 6살 연하의 동생 친구와 결혼하는 36살 스튜어디스다. “자기야∼”를 연발하며 천연덕스럽게 사랑에 빠진, 소위 '노처녀'를 연기하는 그의 모습은 웃음이 절로 난다.

80년대 컴퓨터 미인이라 불리며 아름다움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황신혜. 코믹함이 버무려져 업그레이드 된 그의 연기는 말 그대로 '물이 올랐다'. 극중에서 시원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동생이 입는 트렁크 팬티를 입고 집안을 돌아다니는가 하면 이 사이에 김이 낀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고 결혼한 뒤에는 빠듯해진 살림에 머리는 노란 고무줄로 질끈 동여매고 극중 남편의 늘어난 런닝셔츠를 걸쳐 입은 채 집안을 누비는 씩씩한 아줌마로 등장한다.

그리고 남편이 바람 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나 성깔 있는 년이야!” “오호∼나 아직 훌륭해! 네가 감히 나 같은 여자를 두고 바람을 피워?” “이혼 곱게 못해 줘”라며 새로 취직한 홈쇼핑 회사의 독신남 사장과 맞바람을 피워 버린다.

좋은 배역에 녹아나는 삶의 진정성

채널을 돌리면 씩씩한 이혼녀, 바른 소리 잘하는 맏딸 배종옥이 등장한다. <거짓말> (KBS?998), <바보 같은 사랑>(KBS?000)등 매니아를 확보한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곧잘 등장했던 그는 이번 드라마에선 생선을 파는 생활력 강한 이혼녀 김미옥으로 분했다. 결혼 6개월 만에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과 이혼한 미옥은 자신을 흠모하는 남자를 보며 '기분 나쁘진 않네'라며 털털한 웃음을 웃는 이다. 어머니 아닌 다른 여자와 살면서도 제사 때는 '내 집인데 왜 못 오냐'고 말하는 뻔뻔한 아버지를 대신해 세상 모르는 순박한 어머니를 챙기는 모습은 잘난 것 없지만 자의식 강하고 똑똑한, 똑 부러지게 말 잘하는 여성을 표현해 온 노희경 작가의 여성상을 대변한다. 실제 드라마에서 배종옥의 연기는 연기인지 실제인지 드라마를 보는 이들을 헛갈리게 만들만큼 완벽하게 인물과 부합한다. 이는 동세대의 여자 시청자들이 그의 연기를 보며 공감하고 때론 눈물 흘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욕망에 충실한 배우와 주변을 챙기는 모성을 가진 배우. 두 연기자에 대한 평가는 양분된다. 여전히 극중 황신혜가 입었던 패션과 목걸이 등의 액세서리에 관심을 갖는 부류가 있는 한편, 젊은 층의 사랑 얘기에 식상했던 시청자들은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보여지는 배종옥의 연기가 이혼한 여자의 투박한 삶을 진솔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고 평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문화평론가 강영희씨는 한때 강세이던 멜로 드라마에 이어 여주인공을 부각시킨 가족 드라마가 유행하는 현상에 대해 “트렌디 드라마, 시트콤 등이 나오면서 드라마의 주류가 젊은 층 상대로 바뀌었고 가볍고 쿨한 드라마가 많아졌지만, 방송사로선 아줌마, 주부 등 기존의 드라마 향유층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에게 다시 어필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으론 “30대, 40대들이 자의식, 사회의식이 강한 세대인 만큼 그에 맞는 주인공을 찾는 것”이라 전한다.

<대장금>의 한상궁으로 분했던 양미경(43), 40대를 향해 가는 <완전한 사랑>의 김희애(38)도 원숙함이 묻어나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예쁘고 잘생긴 연예인은 눈을 즐겁게 하지만 극중 인물의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중견 탤런트들의 성찰과 진정성이 담긴 연기는 가벼운 즐거움 이상의 감동을 느끼게 한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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