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jpg

"자연에 대한 느낌이 어떻지요?","사방 1미터 내에서 찾을 수 있

는 들풀들은 무엇이 있지요?"지난 7월 29일부터 1박2일간 유명산 산

림욕장에서 실시된 자연체험학교 현장. 생태 관련 전문가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는 주인공들은 어린 학생들이 아닌 선생님들이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꽃 백가지' 등 자연도감을 많이 펴내는

출판사로 알려진 현암사 주최로 열린 제1기 자연체험학교의 참가자들

이 모두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교사들로 선정된 것은 "바람직한 자연

교육을 실시하는 방법을 교사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

다고 형난옥 주간은 전한다.

유치원 교사 40명이 유명산 산림욕장 내 통나무집에서 이틀동안 숙

식을 함께 하며 우리꽃 탐사, 자연놀이, 음악감상회, 별자리 관측,

산림욕 등의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자연에 대한 구체적인 체험과

실습시간을 가졌다.'쉽게 찾는 우리꽃' 등 사계절 식물도감을 펴낸

김태정 박사의 안내를 받으며 한 유명산 우리꽃 탐사를 비롯해, 전문

레크레이셔너의 지도로 자연과 쉽게 가까워질 수 있게 이끄는 여러

놀이를 해보며 자연놀이 교육법을 익히는 연습이 된 자연놀이, 산림

청 연구원과 함께 유명산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듣기, '이 한장의

명반', '장자'의 저자인 청주대 영문과 안동림 교수의 강의로 숲

과 관련된 음악감상, 안성천문대 김지현 대장을 주축으로 망원경을

통해 목성과 유성, 은하수, 성운, 성단 관측 및 여름철의 대표적인

별자리를 찾아보기 등으로 진행됐다. 행사 이튿날에는 특별히 마련된

코스를 따라 참가자 모두 산림욕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기존의 캠프가 안내자 한 사람이 주도하면서 뒷줄에 선 사람들은

전혀 배려가 되지 않았고, 일방적인 강의에 치우쳤던 단점을 보완했

어요. 진행자 한 사람과 생태관련 전문가가 참여해 팀을 이뤄 전문지

식을 체득함과 동시에 자연체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특히 참가자들에게 사전 사후 설문조사를 실시함으로써 교사들의 자

연에 대한 지식수준이 얼마나 낙후되었나를 확인함과 동시에 교사재

교육의 중요성을 동시에 반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교사들이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전문지식

부족, 장소선정 및 교통수단 확보의 어려움, 적절한 프로그램 부족,

실물을 구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나기

도 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교사들은 "새로운 자연학습방법

을 터득하게 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송춘경(리라유치원 원감) 씨는

"유치원으로 배달돼온 안내문을 보고 신기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속

으로는 자연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 와서 보니 얼

마나 자연에 대해 무지했나를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자

연친화력을 길러주어야 하는지 깨달았다."고 전했다.

류진희(한국육영회 부설 유치원 원장) 씨는 "원래 식물과 곤충에

관심이 많아 참가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자연학교에 다녀온 후

산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자연도감을 들고가 확인해보는 습관이 생겼

다. 이번 경험이 나 하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교사에게도

전이돼 아이들에게 과학교육의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되

었다."고 말했다.

"자연체험을 위해서는 반드시 멀리 나갈 필요없이 집앞이나 학교 교

정에 있는 화단도 훌륭한 학습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교사들에게

강조했어요. 내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가지면 환경교육은 자연히 이루

어지는 것이죠."

사실 제도교육 속에서 가장 절실히 요구되어 온 부분이 환경교육임

〉?불구하고 전담교사가 전무한데다 교사에 대한 재교육도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그저 일회성 행사로 그치고 마는 자연탐사캠프를 제도교육 속으로

흡수해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자연의 중요함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는 학부모와 교사를 살아있는 현장교육으로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이번 현암 자연학교가 깨우쳐 주고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