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통령 선거(3월9일)가 7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본격적인 경선 국면에 돌입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예비 경선을 통해 후보를 6명으로 압축했고 9월부터 본격적인 경선에 돌입한다. 10월10일 최종 후보를 결정하고, 본경선 과반 투표가 없을 경우, 4~5일 뒤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민주당은 당원만이 아닌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경선을 목표로 선거인단을 모집했다. 지난 8월3일에 마감한 1차와 2차 선거인단 숫자는 185만명을 돌파했다. 3차 선거인단 숫자까지 합치면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선거인단 규모인 총 214만명을 넘어 3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경선 흥행을 위해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9월12일(1차), 10월3일(2차), 10월10일(3차)로 나눠 발표한다.

흔들리는 ‘정권 교체론’

야권의 유력 대권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예상을 깨고 국민의 힘에 전격 입당함으로써 야권 경선 버스도 시동이 걸렸다. 국민의힘은 9월 15일 1차(8명 압축), 10월 8일 2차(4명 압축) 예비경선을 거쳐 본 경선을 치러 11월에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본 경선은 당헌·당규대로 여론조사 50%, 당원 조사 50%로 진행될 전망이다. 내년 대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과연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될 수 있는가 여부이다. 지금까지는 한국 대선에선 ‘권력교체 10년 주기설’이 대세였기 때문이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한 후 정권교체론에 더 많은 비중이 실렸다.

그런데 최근엔 정권심판론 추세가 약화되고 있다. 한국갤럽의 8월 첫째 주 조사(3~5일) 결과,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현 정권 유지론) 39%,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정권 교체론)'가 47%로 나타났다. 4·7 재․보궐 선거 직후인 4월 셋째 주에서는 ‘정권 교체론’(55%)이 ‘정권 유지론’(34%)보다 무려 21%포인트 많았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그 차이가 8%포인트로 줄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대선에서 스윙보토 역할을 하는 중도층의 경우, 정권 교체에서 정권 유지론으로 돌아서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더구나, 임기 말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40%대를 회복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3~5일)에서 문 대통령 지지도는 41%를 기록했다. 리얼미터․YTN 조사에서도 문 대통령 지지도가 7월1일부터 5주 연속 40%대를 유지했다. 여하튼 임기 말에 현직 대통령 지지율이 40%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야권이 줄기차게 내세우는 ‘정권 심판론’이 작동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야당 대표의 편향된 젠더 인식

이런 와중에 정치권에서 ‘젠더 갈등’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 단초는 여성가족부 폐지, 할당제 폐지 등을 주장하며 2030세대 남성 표심만 바라보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편향된 젠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남성과 여성, 특히 ‘20대 남자’(이대남)와 ‘20대 여성’(이대녀)을 갈라치기 하는 것이 대선에 유리하다는 지극히 정치공학적인 시각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큰 착각이다. 얻은 것이 있으면 잃게 되는 것이 있다. 국민의힘이 페미니즘 논쟁을 통해 이대남의 지지를 얻으면 얻을수록 반대급부로 이대녀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갤럽 조사(7월 27~29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8%로, 더불어민주당(35%)보다 7%포인트 낮았다. 두 정당에 대한 남성의 지지율은 32%로 같았지만, 여성 사이에선 민주당(39%)이 국민의힘(24%)을 큰 차이로 앞섰다. 여성들이 국민의힘에 등을 돌리는 것은 젠더 갈라치기 행보로 실망감이 쌓인 결과로 판단된다. 중앙선관위의 『제19대(2017년) 대통령 투표율 분석』자료에 따르면, 20대와 30대에서 여성의 투표율이 남성보다 훨씬 높다. 20대 초반(20~24세) 투표율은 남성 75.4%, 여성 79.1%였다. 20대 후반(25~29세)의 경우는 남성 71.1%, 여성 79.0%였다. 한편, 30대 초반(30~34세) 남성과 여성의 투표율은 각각 71.4%와 77.1%였다. 30대 후반(35~39세)의 경우도 남성 71.4%, 여성 77.0%였다. 단언컨대, 여성의 표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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