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언어 더 쉽고 가깝게] 유니크베뉴, 위드코로나... 뭔가 그럴듯할 것 같아서?
[공공언어 더 쉽고 가깝게] 유니크베뉴, 위드코로나... 뭔가 그럴듯할 것 같아서?
  • 박성희 전문위원 / W경제연구소 대표
  • 승인 2021.08.22 13:44
  • 수정 2021-08-23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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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유니크, 베뉴, 컨셉, 트렌드, 프라이빗
코리아 유니크베뉴 홈페이지
코리아 유니크베뉴 홈페이지 캡쳐

《한국의 다양한 매력 속에서 느끼는 한국 스타일의 유니크한 장소 코리아유니크베뉴》

한국관광공사가 한국만의 매력과 지역적 특색을 갖춘 유니크베뉴 40곳을 선정했다며 만든 포스터의 문구다. ‘한국의 다양한 매력 속에서 느끼는 한국 스타일’은 무엇이며, ‘한국 스타일의 유니크한 장소’는 또 뭔가. ‘유니크한 장소 코리아유니크베뉴’는?

포스터 문구는 간단 명료한 게 생명이다. ‘한국의 다양한 매력을 지닌 독특한(특별한) 장소’라고 하면 될 것을 ‘스타일’ ‘유니크’ 등의 영어를 써서 중언부언하고 있다.

유니크베뉴는 유니크(unique, 독특한)와 베뉴(venue, 장소)를 합친 말이다. 고유명사가 아닌 일반명사다. 문화관광부에서 만든 코리아유니크베뉴 누리집에선 이렇게 설명한다. 《유니크베뉴는 MICE 행사 개최도시의 고유한 컨셉이나 그 곳에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소라는 뜻으로 통용되며 MICE 전문시설(컨벤션센터, 호텔)은 아니지만 MICE 행사를 개최하는 장소를 통칭합니다.》

전체적으로 길고, 같은말(개최, MICE, 느낄 수 있는, 장소)을 반복한다. 어법도 틀린다. ‘그 곳에만 느낄 수 있는’이 아니라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이라야 맞다. 그러면서도 영어(컨셉)는 빠트리지 않는다. 

코리아유니크베뉴 누리집의 영어 사용은 계속된다.

《세계 국제회의 시장은 이미 양적 성장이 정체되며, MICE 행사 주최기관의 브랜드 이미지나 친환경, 기술발전, 세계 평화 등 행사의 주요 컨셉에 부합하는 장소에서 개최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위드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며 보다 Private 하면서도 행사의 컨셉 특색을 뚜렷히 드러내주는 장소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MICE는 회의(Meeting)·포상여행(Incentivetour)·대회(Convention)·전시(Exhibition)의 약자로 부가가치가 큰 복합전시 산업을 뜻한다.

유니크베뉴 누리집의 설명을 풀면 이렇다, 《MICE 시장이 정체되면서 행사 목적에 맞는 장소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와 함께 생활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보다 사적이고 행사의 특색을 잘 드러내는 장소가 중요해지고 있다.’

‘컨셉, 트렌드, 위드코로나, Private’같은 영어를 쓰지 않고도 얼마든지 쉽게 얘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국어를 순화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많은 사람이 쓰고 중간에 따라가는 사람도 다 쓰는 상황에서 순화하기는 쉽지 않다. 기술이나 개념 관련 고유명사는 특히 그렇다. 그러나 일반(보통)명사나 형용사는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다.

우리말로 쓸 수 있는 단어나 용어를 영어로 쓴다고 해서 더 멋지고 신식으로 보이지 않는다. 패션관련 기사나 설명의 경우 우리말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어 보그허세체라는 말이 생겼다. 우리말이 가능한 단어를 영어로 쓰는 건 그야말로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관광공사는 우리말지킴이 부서인 문화관광부 산하기관이다. 모쪼록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적확하게 사용했으면 싶다. 문장을 다듬는 훈련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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