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청소노동자 유족 만나 사과 “안전 노동환경 만들겠다”
서울대 총장, 청소노동자 유족 만나 사과 “안전 노동환경 만들겠다”
  • 김규희 기자
  • 승인 2021.08.05 13:18
  • 수정 2021-08-05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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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발생 41일만
“직장 내 괴롭힘 방지 TF 꾸려 개선하겠다”
유족 “학교 판단 늦어져 2차 피해 발생”
조직문화 및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 촉구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청소노동자 사망 유족 및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청소노동자 사망 유족 및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41일 만에 유족을 만나 직접 사과했다. 오 총장은 “타인 존중이 부족했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교육을 시행하고, 제도적 문제는 TF를 꾸려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족은 “학교 판단이 조금 더 빨랐으면 2차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청소노동자들의 처우 및 조직문화 개선을 요구했다.  

서울대와 유족 측 간담회는 5일 서울대 행정관에서 열렸다. 오 총장은 “자리를 일찍 마련하려고 했으나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번 사항으로 피해 입은 근로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 대학에서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하도록 신경 쓸 것이며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 고용노동부 행정지도사항 이행을 조속히 마련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유족은 사과를 환영하면서도 서울대 측 대응이 늦어져 2차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남편은 “2차 가해에 대해 말씀 안 드릴 수 없다. 학교 측 판단이 조금 더 빨랐으면 우리 가족이 우격다짐으로 뭔가 얻어내려고만 하는 불쌍한 사람들로 비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울먹였다.

그는 “학교 당국에 원하는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사건 발생 초기, 아내와 같이 일했던 동료 근로자들이 용기를 내서 증언했다. 그분들을 보호하기 위한 학교 측 조치가 시급하다. 청소노동자들이 정년까지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고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는 정당한 대가를 받고 열심히 일해서 학교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길 원했다”면서 “청소노동자를 존중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 총장은 “서울대 내부에서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부족했다는 것을 이번 사태를 통해 깨달았다.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교육을 지시하겠다. 도움이 필요한 제도적인 부분은 TF를 만들어 개선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청소노동자 A씨는 6월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으로 밝혀졌다. 유족과 서울대 노조 측은 A씨가 직장 내 갑질, 고된 노동 강도 때문에 숨졌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대 안전관리팀장 B씨는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건물명을 영어와 한문으로 작성하게 하거나 건물별 준공연도를 묻는 필기시험을 보게 했다. 또, A씨는 코로나19 이후 쓰레기양이 증가했음에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기숙사에서 대형 100L 쓰레기봉투를 매일 6~7개씩 직접 날라야 했다.

노동부는 조사를 벌여 7월30일 서울대 청소노동자들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또 서울대에 개선방안과 재발방지, 조직문화 진단계획 등을 수립해 모든 노동자가 볼 수 있게 공개하고 그 결과를 지방노동관서에 제출하도록 했다. 괴롭힘 행위자에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노동부 발표 이후 사건 발생 38일 만인 지난 2일 오 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해 유족 측에 사과하고, 총장 직속으로 TF를 만들어 청소노동자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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