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와 토론 접목, 주부의 눈으로 시사 문제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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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본관 휴게실. 방송이 끝났는지, 방청객으로 보이는 20명 가량의 아줌마들이 우르르 몰려나온다. KBS 2TV '주부, 세상을 말하자'(월-금 오전 11시 25분 방송, 책임프로듀서 최병찬)의 토론자로 참석한 주부들이다. 저마다 “재미있었다”며 조금 전 끝마친 방송 이야기로 열을 올린다. 이날 주제는 이혼유예 제도. 날로 높아지는 이혼율을 감안해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다. 대방동에서 온 주부 한숙재(45)씨는 “의견이 찬반으로 나뉘어지는데 그치지 않고 부부 교육 등의 대안까지 거론돼서 좋았다”며 “대책이 좀더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고 전한다. 강남 집값 문제를 다룬 첫 회분을 유심히 보았다는 다른 주부 김승희(46·가명)씨는 “속이 시원했다”고 전한다. 강북 주부와 강남 주부들의 입장이 나뉘어 진행됐던 토론이 생생하게 다가왔다는 것.

'주부, 세상을 말하자'는 전문가들 위주로 진행되던 토론을 탈피해 비전문가들의 토론에 토크 형식을 접목했다. 듣기만 했던 대상에서 말하는 주체로 참여하니 일반 주부들의 반응이 뜨겁다. 사교육비, 혼전 동거, 학교 급식, 강남 집값 문제, 직장내 성차별, 조기유학, 출산기피, 외모 지상주의, 혼수, 영어 조기교육 등 실생활과 밀접한 주제들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다. 지은희 여성부 장관,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 소설가 조정래, 산악인 엄홍길 등 매주 만나보고 싶은 인사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도 마련했다.

여성과 관련된 문제는 어떤 사안이라도 다룰 계획. 양희섭 피디는 “부모와 자녀의 대화법, 성교육 등에 대해 잘 가르쳐주는 곳이 없다”며 “교육 분야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기획할 생각”이라고 전한다. 부부 특집도 계획 중. “부부싸움 관련 방송분에 심리극을 내보냈더니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면서 “부부 관계를 성숙하게 풀어가는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근할 생각”이라 전한다.

임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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