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폭력’ 150일, 장례도 못 치른 피해자...아버지는 속이 탄다
‘공군 성폭력’ 150일, 장례도 못 치른 피해자...아버지는 속이 탄다
  • 김규희 기자
  • 승인 2021.07.29 11:13
  • 수정 2021-07-29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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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부사관’ 성폭력 150일]
“은폐 가담·2차 가해자들 징계 더뎌
수사 속도 느려 답답하지만
특임군검사 임명에 기대
최종 결과 지켜볼 것”
고 이중사 아버지 ⓒ홍수형 기자
공군 부사관 이모 중사의 아버지가 26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추모소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이어지는 기사 ▶ 22명 중 6명 징계·2차 가해자 숨져...‘공군 성폭력’ 수사 더디고 답답 www.womennews.co.kr/news/214292

유족들도 하루빨리 군 수사기관의 조직적 사건 축소·은폐를 수사하고 관련된 지휘관들을 약속대로 징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26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 중사 아버지는 “수사 속도가 느려 답답하다”면서도 “대통령의 엄중 지시, 국방부의 강력한 수사 의지를 지켜보면서 최종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딸의 장례도 진상규명이 온전히 이뤄질 때까지 미뤘다. 그때까지 수염을 밀지 않겠다는 이 중사 아버지의 턱 밑엔 어느새 흰 수염이 수북이 자라있었다.

고 이 중사 아버지 ⓒ홍수형 기자
공군 부사관 이모 중사의 아버지가 26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추모소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 중사 아버지의 턱 밑엔 어느새 흰 수염이 수북이 자라있었다. ⓒ홍수형 기자

- 이중사가 사망한 지 2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장례식을 올리지 못했다.

“아직 장례식 할 시점이 아니다. 군이 어떻게 성추행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 2차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 성추행 사건 발생 150일, 사건 공론화 두 달이 지났다. 지난 국방부 수사를 되돌아본다면?

“국방부 합동수사단은 9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방부에 지휘권자들에 대한 징계 처분을 중간수사결과 발표 때까지 완료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수사 대상인 22명 중 보직해임된 6명 외에 나머지 16명에 대한 징계가 내려지지 않았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각 분리하지 않은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대대장과 국방부의 ‘성폭력 대응 지침’을 어기고 이 중사 성추행 피해 사실을 즉각 보고하지 않은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도 아직 징계받지 않았다.”

- 중간수사결과 발표 이후 국정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는데.

“수사와 징계 처리가 더뎌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중간수사결과 발표 후 특임군검사가 임명됐고, 군 검찰단에서 유족들에게 수사 내용을 수시로 브리핑해주는 등 변화도 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국방부 장관을 공식·비공식적으로 6회 이상 만났다. 대통령도 엄정 수사 지시를 내렸다. 최종 수사 결과 발표 때까지 지켜보겠다.”

- 고민숙 특임군검사를 만났나?

“고 대령이 특임군검사에 임명된 지 하루 뒤인 20일 만났다. 딸 사진도 줬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달라는 뜻에서다. 고 대령은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였다. 특히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을 비롯한 공군 법무실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창군 이래 첫 특임검사로 임명된 고 대령에게 기대감을 갖고 있다.”

- 어떤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할까?

“성추행 피해자를 일상으로 복귀시켜주는 보호 전담 지휘관이 있으면 좋겠다. 청원휴가나 상담, 신고 등 피해자가 원하는 사항이 있을 때, 이를 들어주고 피해자의 부대 복귀를 돕는 게 보호 전담 지휘관 역할이다. 이 외에도 여군을 동료로 볼 수 있게 하는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전 군인을 상대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성추행 피해자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복귀해야 할 권리가 있다. 원래 있던 부대로 가고 싶다면, 가해자들을 다른 부대로 전출시키는 등 피해자·가해자 분리 조치가 시행돼야 한다. 부대에 이미 성추행 피해 사실이 퍼졌다면, 부대보다는 본부 측에 피해자를 1~2년 일하게 하면서 피해자의 심리치료와 일상 회복을 도울 수도 있다.”

26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는 고 이 모중사 추모장이 마련되어 있다. ⓒ홍수형 기자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추모소 ⓒ홍수형 기자
26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는 고 이 모중사 추모장이 마련되어 있다. ⓒ홍수형 기자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추모소에 국화가 놓여 있다. ⓒ홍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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