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벤트로 홍보효과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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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 커지면서 막내 여동생 이영지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은희씨.(사진 우측) <사진·민원기 기자>◀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젊은 명품족은 아이를 위해서도 최고만을 고집한다?

'노블리안 베이비'란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로 아기를 위해 인터넷을 서핑하고 제품을 구입하는 젊은 엄마들이 늘었다. 온 가족이 나들이 갈 때 함께 입을 수 있는 고급 패밀리룩을 찾는 그들의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사이트가 있다.

샬럿 원피스, 벨로아 시리즈, 퀼트 시리즈, 드레시 코트 등 고급 원단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던진 테디키드(teddykid.com). 눈높이는 명품, 가격은 대중적이라 한번 거래를 해본 소비자라면 하루에도 서너 번씩 사이트를 들락거릴 정도로 호응이 높다.

하지만 테디키드가 지금처럼 안정을 찾기까지는 2년 동안 쓰라린 경험을 통해 얻은 꿀맛 같은 결과라고 이은희(31) 씨는 말한다.

“처음부터 패밀리룩으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독특한 아이템으로 승부를 걸고 싶다는 생각에 캐릭터 의상을 했죠. 할로윈 데이나 크리스마스 때 캐릭터 의상을 많이 입는 외국인들을 보고 시작했는데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점점 일상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패밀리룩을 만들게 됐습니다.”

해양학 연구원에서 쇼핑몰 창업자로

이씨의 이력은 독특했다. 대학 전공은 해양학. 석사과정도 해양학. 졸업 직후 직업 역시 해양연구소 연구원. 그런 그가 갑자기 온라인쇼핑몰 창업자로 변신한 것은 결혼이 직접적인 이유였다.

“해양학이란 게 사무실에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장기 출장, 외국 출장이 잦아 결혼하고 아이까지 가질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심각하게 고민에 빠졌죠. 계속 그 일을 해야 할지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할지.”

그때 눈에 띄었던 아이템이 바로 캐릭터 의상 온라인쇼핑몰이었다. 온라인 사업이라 결혼후 아이를 갖고도 할 수 있고 외국으로 가려는 장기적인 계획에도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과감히 도전한 2000년 12월. 드디어 온라인 쇼핑몰 문을 연 것이다. 의상디자인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던 그에게 도움을 준 사람은 바로 친정아버지였다.

고급 원단 독특한 디자인으로 승부

온라인 가맹점 모집 확대 예정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이 의상디자인입니다. 월드컵 때 축구 유니폼을 제작하시기도 했죠.” 하지만 기대한 것만큼 아버지의 도움을 많이 받지는 못했다.

아버지가 사업체를 운영하기 때문에 실무적인 일은 이씨가 도맡아 해야 했다. 온라인 쇼핑몰이라 기획, 디자인, 제작, 배송, 홍보, 관리, 상담 역시 그의 몫이다.

“처음 캐릭터 의상을 할 때는 스튜디오 사진 촬영용 의상으로 판매할 생각에 코엑스 사진영상기자재전에 참가했고 카탈로그를 제작해 전국 스튜디오에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호응은 높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경기가 나빠지면서 타격이 심했지요.”

고심 끝에 튀지만 대중적인 패밀리룩으로 선회했다.

“캐릭터 의상 당시 저의 목표는 '평범한 옷은 없다' '상상만 하면 옷이 된다'였습니다.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세일러 문'에서 주인공들이 입는 옷도 만들었는데 그 덕분에 홍보효과가 상당히 좋아 톡톡 튀는 젊은 엄마들이 저희 사이트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 분들을 대상으로 패밀리룩 디자인을 공모했지요.”

소비자들의 아이디어는 정말 다양하고 기발했다. 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실용적인 상품과 액세서리를 만들었고 무료로 옷을 입어 볼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그 반응은 예상외로 컸고 사업 시작 2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틈새 시장 볼 줄 알아야 성공

“초기 창업 자본을 미리 준비해 놓고 시작하지 않아서 정확한 액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기까지 투자한 비용은 2억원입니다. 현재 사무실로 이전하기 전까지 집에서 일을 해 임대료는 들지 않았지만 원단비, 배송비, 홍보비(코엑스 전시 참여와 카탈로그 제작비 등), 공임비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샘플을 만들어 소비자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샘플을 만드는 과정에 비용이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이씨는 일반 상품이 아닌 옷이라 재고량을 줄이는 게 큰 어려움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제품자체 초기 수량을 많이 줄였습니다. 한 디자인에 아동 사이즈 5가지, 성인 사이즈 4가지를 10벌씩 90벌을 만들어 소비자의 반응을 봤지요. 인터넷상에서는 예쁘고 잘 나갈 것 같지만 막상 판매가 안되는 경우,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호응도가 높은 상품 등 수요자들의 구매 형태가 워낙 다양해서 대량 생산을 할 수 없습니다.”

그 외에도 사은품을 재고 상품으로 주는 이벤트를 마련해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재고 상품이지만 투자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에 자꾸 쌓아두다 보면 결국 처리할 수 없게 됩니다. 저는 과감하게 신제품이 나올 때 사은품으로 줍니다. 재고 상품이지만 캐릭터 의상이라 독특하고 아이들이 좋아해 오히려 신제품보다 사은품을 따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월 매출액은 어느 정도.

“매달 기복이 상당히 심합니다. 크리스마스 등의 특별한 시즌이 있을 때는 많이 나가고 그렇지 않으면 유지할 정도입니다. 월 매출액은 1000~2000만원 사이죠. 유지비 제외하고 순이익만 2분의 1 조금 안 됩니다. 그래도 일반 회사원보다는 수입이 높은 편입니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대기업이나 명품 디자이너들이 패밀리룩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다. 그들과 시장 경쟁력은 있는 것일까.

캐릭터 의상에서 대중적 패밀리룩으로

경기 침체로 상품 종목 변경하기도

“패밀리룩으로 아이템을 바꿨을 때 인터넷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을 많이 다녔습니다. '베이직 하우스' 등 큰 브랜드가 있지만 말 그대로 베이직한 디자인이죠. 저는 좀 튀면서 함께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퀼트 시리즈의 경우 원단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 쉽게 큰 회사가 뛰어들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시장 물건처럼 무조건 저렴하게 갈 수도 없죠. 그 틈새를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씨는 의상전공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패밀리룩 사이트도 몇 곳 봤다고 한다. 옷은 예쁘지만 판매실적이 좋지 않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사이트를 폐쇄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기성 제품을 받아서 판매하는 형태로 돌아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흔한 말로 돈만 보고 장사하면 망한다고 하죠. 특히 온라인 쇼핑몰은 소비자들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합니다. 저희 사이트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비슷한 또래 엄마들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친구처럼 지냅니다. 노하우요? 한번 들어오세요. 그럼 아실 겁니다.”

이씨는 현재 온라인가맹점을 시도했다. 오프라인처럼 가맹비를 직접 받고 테디키드의 제품을 보내준다. 현재 '딸짱'과 '해피키즈' 두 곳의 가맹점을 두었으며 여름 상품을 시작하면서 가맹점 모집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김성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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