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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현 '솜씨와 정성'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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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떡의 만남 '예문병과'

떡 문화 보급의 선봉장 '질시루'

퓨전 떡의 선두주자 '동병상련'

멋과 아름다움의 상징 안정현의 '솜씨와 정성'

설날이 되면 떡이 빠질 수 없다. 쫄깃쫄깃한 떡국으로 하루를 시작해 연휴 내내 남은 인절미를 구워 먹으며 구들장을 지킨다. 제사 때문에 떡집을 가면 '떡이 예뻐졌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옛날 떡 방앗간 진열대에 놓인 떡과는 질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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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4년 동안 떡이 개별포장과 예쁜 디자인으로 거듭났다. 개중에는 예술작품으로 불릴 떡들도 많다. 과연 떡이 예술작품이 될 수 있을까. 대답은 '오∼예스!'. 1년여의 개발기간 동안 씹는 질감을 좋게 할 재료를 찾고, 한 입에 쏙 들어갈 사이즈로 개량한다. 어느 천연재료가 떡맛과 어울리는지 실험하고, 밝은 색감과 감각적인 디자인을 구상한다. 개발기간이 지나면 실제 상품을 하나씩 손으로 빚는다. 떡은 유통기한이 하루뿐이라 새벽 1시부터 다음날 판매할 떡을 만드는 것이 정례화되어 있다. 조각을 하거나 영화를 만드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떡의 명가로 유명한 업체는 예문병과, 질시루, 동병상련, 안정현의 '솜씨와 정성'이다. 건강과 떡이 만난 '예문병과'(대표 정연숙)에 들어서면 맛이 궁금해지는 떡이 즐비하다. 키토산떡, 뽕잎떡, 백봉령떡 등 천연가루를 혼합한 인절미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건강에 좋은 떡이 많아서인지 CEO 아침식사 대용으로 선물세트가 가장 많이 나간다고. 참고로 '한방 약떡'은 예문병과의 2003년 히트상품. 예문병과는 동네 떡집으로 유명세를 타 브랜드가 된 케이스. 그래서인지 떡 디자인이 조금은 평범한 편이다. 하지만 떡 케이크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웨딩 케이크 못지않게 하얀 백설기 위에 분홍 꽃잎이 수놓인 형상은 갖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이는 아이들 돌잔치용으로 주문이 많다. 어른들에게는 최고의 떡이라 불리는 두텁떡케이크가 인기다.

정연숙씨는 떡이 가진 가치를 높이기에 힘쓰고 있다. 정씨는 떡 업계에서 천연색과 개별포장의 선구자다. 우선 떡에 처음으로 파스텔 색깔을 물들였다. 노란빛깔을 원하면 호박이나 치자로, 주황빛은 당근으로, 붉은 빛은 딸기를 갈아넣었다. 획기적인 시도였다. 덕분에 떡은 은은한 색과 향기를 머금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 대단위 포장을 주로 하던 떡을 개별로 포장해 팔기 시작했다. 손가락 두 개 크기의 떡이 1000원이었다. 빵처럼 평상시 쉽게 먹을 수 있는 떡을 생각하며 만들었다. 예상외로 주부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떡문화 보급의 선봉장 '질시루'(대표 윤숙자) 떡을 보면 먹기가 아깝다.

선명한 무지개 빛 바람떡, 한 송이 꽃을 연상케 하는 찹쌀떡, 하트 모양의 노란빛 열대과일설기 등 이런 예술작품을 어찌 입에서 넣고 씹을 수 있을까.

2002년 1월 19일, 떡카페 질시루는 빵집처럼 어디서나 쉽게 떡을 살 수 있는 문화가 되기를 바라며 가게문을 열었다. 떡문화를 알리기 위해 지금까지 1천명의 아이들이 떡 만들기를 체험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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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질시루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5000원짜리 떡 점심도시락세트다. '밥 대신 설마 떡을 먹을까' 싶지만 점심시간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점심도시락세트는 떡 샌드위치 두 조각, 고깔떡, 김치말이떡, 커피떡, 동치미, 떡마탕, 계절과일로 이루어져 있다. 떡은 쌀이 주성분인 만큼 배도 든든해 사람들이 몰린다고 한다. 나이 많은 사람보다 젊은 사람이 점심세트는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질시루'의 윤숙자씨는 사람들이 떡을 싫어하는 이유를 연구해 하나씩 개선해갔다. 그 결과, 이빨에 붙지 않는 떡, 고물이 떨어지지 않는 떡, 아이들 간식용 떡으로 다시 태어났다. 퓨전 떡의 선두주자 '동병상련'(대표 박경미)은 첫 가게를 이대 앞에 열었다. 자그마한 크기와 깜찍한 디자인으로 여대생들을 열광케 했다. 동병상련은 '다함께 항상 떡을 사랑하자'는 뜻. 선풍적인 인기는 당시 언론에도 알려져 취재열기가 대단했다. 그리고 떡 만드는 법을 배워 창업하겠다고 제자로 들어오는 명퇴자도 줄을 이었다. 동병상련의 모토는 '21세기 퓨전 떡'이다. 동병상련 진열대에는 고급스런 프랑스 양과자 같이 생긴 떡들이 가득하다. 너무 예뻐 먹기 아까운 꽃 부꾸미는 떡 가운데 빨강 대추초를 넣고 전과로 나뭇잎 장식을 했다. 발렌타인데이 선물로 적합한 하트 떡 포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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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은 포장에도 퓨젼을 도입했다. 떡을 사면 베이커리에서 케이크를 포장하듯 종이상자에 담아준다. 무지개떡은 시키면 푸딩처럼 작은 투명접시 위에 얹혀 나온다. 서빙, 포장, 디자인 모두 젊은 세대를 공략하는 떡집이라 할 수 있다.

안정현의 '솜씨와 정성'은 멋과 아름다움(대표 안정현)을 간직한 떡으로 유명하다. 떡 위에 대추, 잣, 전과 등을 이용해 꽃수를 놓기 시작했다. 인절미는 항상 고물에 묻혀 나온다는 고정관념을 깨트린 곳. 고물 주머니를 따로 만들어 먹을 때마다 묻히는 문화를 만들기도 했다. 네 곳 떡집의 떡은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도 예술이다. 최고품질의 쌀과 재료를 써서 감칠맛도 좋을뿐더러 방부제, 유화제, 인공색소를 사용하지 않은 천연향이 일품이다. 한 입 베어먹는 것만으로 품격이 다름을 느낄 수 있다. 위 떡집의 공통점은 끊임없이 연구에 열정을 쏟았다는 점이다. 이들에겐 유명세도, 돈도 최종목표가 아니었다.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대감각에 맞는 떡은 어떻게 만들 수 있나' 처절한 고민을 통해 지금의 일류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로 전통음식 문화에 관심이 쏠리면서 각 분야에서 전통으로 돌아가자는 외침이 있다. 그런 움직임을 앞으로 떡문화는 더욱 활성화될 듯하다.

이연주 기자leeyj@

떡 건강·다이어트식으로 급부상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떡이 사랑을 받고 있다. 설탕도 안 들어가고 방부제도 안 들어간다는 사실이 이 현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맞벌이 부부와 기러기 아빠가 늘면서 떡은 아침식사 대용으로도 인기다. 바로 호두, 잣, 콩 등을 넣은 인절미 '영양떡'이다. 2년 전 동네 떡집에서 팔던 것이 호응을 얻고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한편 딸기나 고구마 들어간 떡은 다이어트 여성에게 인기다. 강남 신세계 지하 떡 매장에서 만난 신세대 주부 정연주씨(27)는 “소화도 잘되고 살찔 염려도 없어 케이크 대신에 먹어요”라고 말한다. 홍차와 떡도 같이 먹으면 별미라고. 수험생 간식에도 가래떡이나 인절미 구운 것을 애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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