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뉴시스
서울 영등포구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뉴시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최근 한 달 동안 0.10% 안팎을 이어가고 있다.

5월 마지막 주 0.05%로 상승 폭을 다시 키우더니 6월 이후 최근까지 0.08%, 0.11%, 0.09%. 0.10%, 0.11%, 0.13%로 변동 폭을 키우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서울 전셋값 상승은 재건축 이주수요의 영향이 크다.

지난달 서초구 반포 1·2·4주구 2210가구가 재건축 이주를 시작하면서 전세 물량이 함께 줄고, 이주 수요가 인근으로 옮겨가면서 일시적으로 전세난이 심화했다.

여기에 반포 3주구 1490가구가 재건축을 위해 추가로 이주에 나설 예정이어서 전세난 심화 우려는 더 커졌다.

서초구는 최근 반포 3주구의 재건축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하면서 조합과 협의해 이주 시기를 9월부터 내년 5월까지로 늦추며 전세시장 관리에 나섰다.

서초구 인근의 동작구 역시 노량진·흑석동 등의 재건축 이주 수요로 전세 물건이 줄고 있다.

아울러 방학 이사철을 맞아 인기 학군이 있는 지역의 전세도 품귀를 빚고 있다.

목동 학군이 있는 양천구의 경우 지난주 전세 수요가 목동신시가지 단지로 몰리며 전셋값 상승률이 0.25%로 전주(0.07%)의 3.5배로 치솟으며 서초구(0.30%)를 제외하고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임대차법 개정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전셋집에서 2년 더 거주하려는 세입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세 물건이 급감했고, 집주인들이 신규 전세의 경우 미리 보증금을 2∼4년 뒤 수준으로 올려 받으려 하면서 전셋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전세난 우려에 올해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가 작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입주 물량도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전세난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상당수가 전·월세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며 인근 지역의 전셋값까지 끌어내렸지만, 최근에는 청약 당첨자 중 무주택자 비율이 높고, 실거주 의무를 채우기 위해 직접 입주하려는 경우가 많아 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차 보호법은 신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고, 서울의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주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 같다"며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청약 수요가 당첨 전까지 임대차 수요로 고스란히 남아 있어 전세 공급 부족 상황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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