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지원컨설팅 통해 재취업·창업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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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생명에서 퇴직한 정수영씨(오른쪽)가 DBM 김상희 컨설턴트와 함께 자신의 적성과 일의 선호도를 분석해 커리어앵커(커리어개발목표)를 세우고 있다. <사진·민원기 기자>

KEFTOC·LHH·DBM 등 3곳 운영

꼼꼼한 준비로 적성 살린 커리어 개발

최근 기업이 퇴직자를 위해 마련한 전문 전직지원서비스(아웃플레이스먼트)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경력 개발에 나선 젊은 여성들이 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이들은 퇴직을 '위기'나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고 '제 2 인생의 출발점' 혹은 '직종전환의 기회'로 삼고 적성에 맞는 평생 커리어를 찾는 데에 적극적이다.

H통신 업체에서 10여 년간 프로그래머로 일해 온 K과장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퇴직 후 온라인 사인 사업에 뛰어들어 창업으로 성공한 여성. 그는 퇴직시 회사에서 다져 온 기반과 온라인 사인 사업이라는 신선한 아이템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게다가 성명학에 조예가 깊은 지인과 동업형태로 준비돼 사업은 무난해 보였다.

하지만 아이템만 있을 뿐, 창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해 실무를 진행시키지 못했다. 그러던 중 퇴직한 회사가 알선한 전직지원 서비스업체인 DBM을 통해 창업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고 실무 준비사항과 주의점 등에 대해 코칭을 받았다. 특히 운영전략에 대해 집중적으로 교육과 컨설팅을 받은 후 창업은 대성공. 지금은 고객의 호응 속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K씨의 경우처럼 퇴직을 오히려 새로운 커리어 개발의 기회로 삼고 전직이나 창업으로 성공을 노리는 젊은 여성들은 기업이 제공한 전문 아웃플레이스먼트에 적극적이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구조조정 대상 직원들에게 재취업이나 창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과거 직장인들은 기업이 퇴직자를 위해 마련한 이런 아웃플레이스먼트에 대해 불신을 갖고 소극적으로 참여했다. 더구나 젊은 나이에 퇴직하는 여성들은 경력을 포기하고 가사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전직을 한다해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였다.

DBM 김상희 컨설턴트는 “예전과 달리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적성에 맞는 커리어를 찾기 위해 야간강좌나 컨설팅에 적극적이며 자격증 취득에도 열심”이라며 “특히 30대 명퇴한 여성들 창업이나 재취업, 전직으로 삶의 희망을 가진다”고 밝혔다. 총무나 사무 등 단순 업무에 종사했던 여성들일수록 새로운 업종에 도전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

퇴직을 결심한 30대 중반 P씨는 “10년 동안 단순한 사무보조만 했는데 적성에 맞지 않았다”며 “어렵겠지만 대외활동이 많고 성과가 뚜렷한 영업 세일즈로 전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직원 700명을 정리한 알리안츠생명이 DBM을 통해 이직이나 창업활동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현재 아웃플레이스먼트에 참여하는 알리안츠 직원 중 60%가 여성이며, 30대 중반인 이들은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커리어를 찾기 위해 프로그램에 열성적이다.

“지금이 정확한 커리어 로드 맵(경력지도)을 그려야 할 때”라는 게 공통된 의견. 이는 30대 여성들의 경력 개발에 관한 욕구와 일에 대한 자기만족도가 어느 정도 높은지를 짐작케 한다.

최근 30대 중반 여성의 특수성과 감각을 살려 도전하는 직종으로 ▲네일아트 ▲풍선아티스트 ▲애견미용 ▲CS(고객만족)강사 등이 인기 있으며 이런 직종으로 창업을 하거나 창업을 위해 재취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섣부르게 직종전환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새로운 직업을 구하는 명퇴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튼튼한 준비과정이다. 김 컨설턴트는 “명퇴한 여성들 대부분이 구직경험이 없다”며 “창업이나 재취업에 앞서 자기에게 맞는 일인지 직종의 성향을 분석하고 자기 적성을 알아보는 등 기본적인 탐색과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아웃플레이스먼트를 운영하는 곳은 경총 산업기술인력 아웃플레이스먼트 센터(KEFTOC), 리 헥트 해리슨(LHH), DBM 등 3곳 정도. 전문 아웃플레이스먼트와 체결, 명퇴자에게 활로를 준 기업은 1998년 P&G를 시작으로 대우자동차, 삼성생명, 교보자동차, KT, 대한항공, 두산중공업 등이다.

최근 아웃플레이스먼트는 사무공간 지원, 재취업이나 창업을 위한 강의, 취업 알선, 경력관리, 심리적인 충격완화를 위한 개인 상담 및 적성검사 등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한다.

감현주 기자soon@

전문가가 말하는 재취업 성공비결

▲숨어 있는 일자리를 찾아라

구직정보는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오픈 잡(공개된 일자리)과 네트워킹이나 서치펌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히든 잡(숨어 있는 일자리)으로 나뉜다. 경력직의 경우 히든 잡의 비중은 전체의 60∼80%로 경쟁률과 기회측면에서 유리하다.

▲진정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자신의 역량과 선호도, 직종의 성향을 분석해 진로에 관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이상적 직업 선호도 분석을 통해 전직을 이루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창업은 재취업의 대안이 아니다

한국의 창업시장은 준비되지 않은 퇴직자들로 이미 포화상태다. 철저한 시장조사 및 아이템 발굴 노력과 자기탐색을 밑바탕으로 실제적인 사업계획서 작성을 통해 구체화시켜야 한다.

▲네트워킹을 충분히 활용하라

전직에 있어 네트워킹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회는 언제 어디서든 올 수 있다. 재직시 네트워킹을 점검해 네트워킹 노트를 만들고 이메일이나 전화통화를 체크하는 등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자신감은 가장 큰 무기다

전직은 변화의 과정이다. 변화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시련을 이겨냈던 에너지, 창조력과 용기가 필요한 시기. 전직을 결심한 후 경험하게 되는 환경적, 가정적, 심리적 변화를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성공적인 경력전환의 밑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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