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지난해 말미에 시작된 조류독감과 광우병으로 인해 생산자들이나 소비자들이 큰 애를 먹고 있다. 광우병이 발견된 미국으로부터의 쇠고기 수입이 금지되었으며 할인점의 수입 쇠고기 매출은 40%나 감소했다. 반면에 활어를 비롯한 수산물 수요가 대폭 늘었으며 이에 따라 우럭이나 돔 등 활어 값이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상승하였다. 돼지고기 값도 10% 올랐으며 한우는 산지 암소 가격이 512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였다.

이참에 국내 쇠고기 생산을 늘리면 국민건강에도 좋고 경제적으로도 득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생각만큼 간단치가 않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쇠고기가 1년에 40만톤 정도 되는데 그중 65%를 수입하고 있으며 35%를 국내에서 생산한다. 그런데 소를 기르는 것은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는 것과 달라서 생산량조절이 매우 어렵다. 송아지가 자라서 성우가 되기까지 보통 2년이 걸리는데 지금 한우 수요가 늘었다고 해서 무리하게 소를 많이 키우면 정작 팔려고 할 때에는 수급에 차질이 생겨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과거 우리나라에서 소나 돼지를 너무 많이 키워 값이 폭락했던 적이 있다. 또한 국내생산을 하더라도 사료는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연간 7억불 정도 되는데 동물 사료 수입이 원료곡물을 제외하고도 7억불이 되는 실정이다. 경제적인 면만 본다면 쇠고기 수입이 사료수입에 비해 반드시 유리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

단순 손익계산은 금물

이번에 수입이 금지된 미국으로부터의 쇠고기의 수입량은 연간 소비의 45%에 해당하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광우병은 1985년에 영국에서 최초로 발생한 이래 현재까지 일본, 캐나다 등 세계 23개국으로 확산되었는데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수입선을 미국으로부터 광우병이 없는 나라로 전환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는데, 문제는 호주의 생산량이 미국의 5분의 1도 안 된다는 점이다. 우리가 먹는 양보다는 많은 분량이지만 현재 호주산은 미국이나 일본에도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물량만큼 제대로 공급한다는 보장은 없으며 수급상황에 따라 가격상승도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수입쇠고기 재고물량이 약 10만톤 정도 있다고 하는데 다 소진되기 전에 적정한 가격으로 추가확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에는 외국에서 어느 정도 키운 소를 국내에 들여와 기른 후 도축하여 판매하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는데 수입과 국내생산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 6개월 이상 기르면 원산지 규정상 국산으로 표기된다.

쇠고기 추가 확보 절실

쇠고기를 대체하여 1년에 85 만톤 정도인 돼지고기 소비량을 늘리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금년 재고 물량이 한 12 만톤 정도로 예상되는데 어느 정도 대체 효과는 있겠지만 돼지고기 값도 이미 올라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쇠고기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닭고기는 생산 특성상 단기간에 물량 확대가 가능하여 대체효과가 크다고 판단되지만 현재 조류독감으로 사람들이 먹기를 꺼려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최근의 사태 이후 미국산 쇠고기의 도매시장 경매 값이 갈비 기준으로 1 kg에 11,800 원에서 13,000원으로 올랐다는 보도가 있다. 쇠고기 공급을 늘리기도 쉽지 않지만 쇠고기 수요를 다른 품목으로 대체하기가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한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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