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주자 9인 ‘성평등 대선 캠프’ 선언 “구체적 성평등 규율 내놔야”
여권 대선주자 9인 ‘성평등 대선 캠프’ 선언 “구체적 성평등 규율 내놔야”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1.07.02 11:19
  • 수정 2021-07-07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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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주자 성평등 실천 서약서 서명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 이수, 성비위 사건 대응전담팀 마련해야”
“여성에게만 차 심부름, 청소 시키는 등 성별 따른 일 배분 없어야”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대선 예비 후보들이 행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성평등 실천 서약식 및 국민면접 프레스데이에서 대선 예비 후보들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여권 대선 주자 9인이 1일 대선 캠프를 성평등하게 운영하겠다고 서약했다. 당 차원에서 성평등한 대선 캠프 운영을 공언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보여주기 식 선언을 넘어 캠프 전반에 성평등한 문화가 정착될 수 있으려면 성비위 사건 대응전담팀을 운영하거나 성별에 따른 일 배분이 없도록 하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공명선거·성평등 실천 서약식 및 국민면접 프레스데이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를 열었다. 이날 김두관, 박용진, 양승조, 이광재, 이낙연, 이재명, 정세균, 추미애, 최문순(가나다순) 등 후보 9인은 성평등실천서약서에 서명했다. 서약서에는 “성별·연령·학력·장애·직무 등과 관계없이 모두 존중받는 평등한 선거캠프를 함께 만들어가겠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이 1일 대권 주자 9명을 한 곳에 모아 성평등 대선 캠프를 약속하는 등 성평등실천서약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생중계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1일 대권 주자 9명을 한 곳에 모아 성평등 대선 캠프를 약속하는 등 성평등실천서약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생중계 캡처

 

성평등 실천 서약서

본인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 임하며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다짐합니다.

첫째, 성별에 의해 차별받지 않는 성평등 민주주의를 구현하여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실현하겠습니다.

둘째,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인 성평등 대책을 수립하겠습니다.

셋째, 혐오와 폭력으로부터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넷째, 고용에서의 성별 불평등을 해소하고, 돌봄에 함께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를 강화하겠습니다.

다섯째, 성별·연령·학력·장애·직무 등에서 관계없이 모두가 존중받는 평등한 선거캠프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번 성평등실천서약식은 성평등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인 성평등 대책을 수립해 성평등 사회를 실현해나갈 것을 국민 앞에서 선서하는 자리다.

이번 성평등 서약식은 정춘숙 전국여성위원장이 추천했다. 구체적으로 정춘숙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 성평등실천서약 행사는 전국여성위원회에서 제안해 대선기획단에 회부됐다. 이후 기획단 논의를 통해 다수의 의원들이 찬성했고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로 넘어가 추진됐다. 정춘숙 의원실 관계자는 “민주당에서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부터 매 선거마다 성평등 캠프를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일 대권 주자 9명을 한 곳에 모아 성평등 대선 캠프를 약속하는 등 성평등실천서약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생중계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1일 대권 주자 9명을 한 곳에 모아 성평등 대선 캠프를 약속하는 등 성평등실천서약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생중계 캡처

처음 성평등한 선거 캠프를 선언한 인물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다. 2018년 박원순 캠프는 후보 직속 기구로 성평등인권위원회를 설치했다. 전체 상근자를 대상으로 성희롱·성평등 예방교육을 실시했고 교육 미이수자는 캠프 출입에 제한을 뒀다. 교육은 박원순 캠프 내 성희롱·성폭력을 예방하고 모든 활동과 정책에 성평등·성인지 감수성을 담아내고자 실시했다. 총 120여명의 캠프 자원봉사자들이 교육을 받았다.

당시 서울시장 예비후보였던 그는 “성평등위원회가 캠프 안에 만들어진 것은 우리 대한민국 유사 이래 처음이고 그것은 박원순 캠프에 딱 어울리는 것”이라며 “과거에 없었지만 꼭 필요한 일로 하늘의 절반 우리 여성들이 그동안 정말 불평등과 차별 때문에 굉장히 많은 고통들을 당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일 대권 주자 9명을 한 곳에 모아 성평등 대선 캠프를 약속하는 등 성평등실천서약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생중계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1일 대권 주자 9명을 한 곳에 모아 성평등 대선 캠프를 약속하는 등 성평등실천서약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생중계 캡처

대선 과정에서 성평등 캠프를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성희롱·성폭력 교육 이수, 성비위 사건 사후 시스템 등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했다.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 이수, 성비위 사건 대응전담팀 마련해야”

김은주 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민주당이 선도적으로 경선 과정에서 대선 예비후보들의 성평등 의지를 이끈 것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제안이 되지 않으려면 여러 가지 구체적인 사항들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우선 대선캠프에 소속되는 사람들의 성비를 동등하게 맞춰야 한다”며 “성평등 의제 또한 많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은 기본으로 성비위 사건 발생 시 대응전담팀이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에게만 차 심부름, 청소 시키는 등 성별 따른 일 배분 없어야…세세한 규정 필요”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도 “소수정당은 성평등 선언문을 만든다던지 성희롱·성폭력 교육을 진행하는 등 이미 노력했던 부분인데 이제라도 거대정당에서 성평등 선언을 한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권 대표는 “다만 선언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캠프를 구성하는 이들을 성인지 관점을 가진 사람들로 채워야 한다”며 “특히 일 배분에 있어서 여성적인 일, 남성적인 일을 구분해 여성에게는 청소, 차 심부름을 시키는 등 이런 부분을 막는 세세한 규율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선거 운동 시 운동원들 특히 여성에게는 훨씬 거친 언사나 항의 등이 많이 가해진다. 이들은 후보를 생각해 자신의 피해를 제대로 이야기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성폭력 포함 모든 폭력 사건 발생 시 원칙을 세워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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