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두 번째 공판기일 열려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25)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25)이 4월9일 오전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스토킹 끝에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신상 공개된 김태현(25)이 범행 전 ‘경동맥’ 등 급소를 검색하고, 피해자의 휴무일까지 계산해 범행을 계획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29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 심리로 이 사건 두 번째 공판기일이 열렸다. 김씨는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죄 등 5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당일인 3월23일 이후 큰딸이 3월24일과 25일 출근하지 않는다는 것을 미리 알고 범행일로 정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살인을 계획한 뒤 범행 당일 마트에서 범행도구를 훔쳤다. “범행에 사용할 도구를 돈 주고 사는 것은 꺼림칙해 훔쳤다”며 이후 인터넷에서 ‘경동맥’ 등 급소를 검색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김씨는 퀵서비스 배달원을 가장해 서울 노원구 A씨의 집을 찾아갔다. 김씨는 피해자들의 주거지에서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피해자가 늦은 시간에 퇴근하기 때문에 그 전에 집에 들어가 범행을 준비할 생각이었다”라며 “집에 남자가 있어도 제압했을 것이다. 그때는 그 정도로 배신감과 상처가 컸으며, 시간이 갈수록 응어리가 지고 화가 커져 범행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애초 “가족들을 살해할 생각이 있었다”고 진술했다가 “우발적 범죄였다”라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피해자 중 동생을 먼저 살해하고 나자 “이제 벗어날 수 없고 잡힐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의 모친과 동생을 살해하고 집에 머물던 김씨는 퇴근해 귀가한 큰딸과 몸싸움을 벌였다고 했다. 칼로 협박해 큰딸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가, 큰 딸이 다시 칼을 빼앗았다가, 결국 김씨가 다시 빼앗아 피해자를 살해했다. 김씨는 이후 아파트에 머무르면서 자살을 시도했으나 심각한 자해를 하지는 않았다. 그는 이날 왼팔의 자해 흔적을 재판관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다음 공판기일은 7월19일 오전 10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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