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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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9시 정각에 카톡이 날아왔다. 앞으로 2주 간 자가 격리로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는… 우리는 청소년들을 항상 만나는 교육기관이고 임산부인 직원도 있어서 그동안 정말 엄중하게 코로나 상황에 임했다. 심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했는데 여기엔 에코맘코리아의 사무처장이 계셨다. 우린 1년이 훌쩍 넘게 점심때 식당을 못 가고 도시락을 싸 와서 먹었으며, 그것마저도 마주 보고 식사하면 안 되는 사내규정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본인 자리에서 또는 창가의 바에 나란히 앉아 앞만 보고 식사를 하고 있으니… 다른 것은 뭐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오늘 그분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 가족 중 한 명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음성이지만 자가 격리를 해야 하고, 가족과 함께 있는 본인도 그것이 안전하겠다는 내용이다. 우리가 만전을 기해 조심하고 주의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세상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연결고리가 작동할지 모르게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한다.

사실 코로나도 그 엄청난 연결고리 속에 있다. 코로나가 사람에게 오는 그 과정의 다양성과 연결고리는 실로 복잡하다. 연결고리를 파악하고 거기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요즘은 백신 접종자가 늘고 있으나 델타 등 변이 발견으로 걱정을 놓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이렇듯 제2, 제3의 코로나를 막으려면 그 코로나가 왜 생겼는지 그 연결고리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아주 간단히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사람이 코로나 걸림 <- 코로나 전달 매개체 <- 박쥐 <- 생태계 훼손 및 파괴 <- 기후변화 <- 무분별한 산림 벌채 및 개발 <- 사람의 욕심'

사람의 욕심이 다시 사람에게 부메랑이 되어 오는 꼴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욕심을 부렸는데 지구가 포용할 한계치를 넘어선 것이다. 서울대 김성일 교수의 최근 저서인 '더 쎈 놈이 오고 있다'(2021)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를 일으킨 원인, 박쥐 생태계를 변화시킨 주요 요인은 기후변화이고, 그 원인을 인간들이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무분별한 삼림 벌채나 개발, 또는 산업규모의 동물농업과 같은 직접적인 인간의 행동이 많은 야생동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게 되고, 그 결과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부메랑이 되어서 인간에게 다시 돌아온 셈이라고 일축한다.   

코로나로 가장 크게 달라진 일상은 '마스크를 쓴다'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로 압축할 수 있다. 이 둘이 야기하는 큰 문제는 쓰레기를 엄청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가 코로나를 막기 위해 한 행동이나 생활이 더 큰 코로나를 끊임없이 불러들이길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마스크는 안 쓸 수 없으나 집에 머무는 시간의 쓰레기는 줄일 수 있다. 어떻게 줄일 것인가!

우리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고민해본 적이 있을까. 그저 분리배출만 잘 해서 내놓으면 환경을 위해 꽤나 힘든 일을 열심히 했다고 자처한다. 최근에 서초구의 한 아파트단지를 제로웨이스트 모델로 만들어보고자 모니터링을 했다. 약 500세대쯤 되는 깨끗한 단지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이 멀지않은 다른 지역 1350세대쯤 되는 아파트 단지에서 나오는 쓰레기양보다 더 많음에 깜짝 놀랐다. 왜 그런 것일까.

점점 많은 물건을 사고 택배주문과 배달음식에 익숙해지면서 쓰레기가 많아지는 것을 모두가 체감한다. 우리는 늘어난 쓰레기를 열심히 분리배출 하면서 지구를 위해 뭔가 한 것 같고, 귀찮지만 우리 아이들을 위해 수고를 한 듯 뿌듯함도 느낀다. 그런데 그것보다 몇 백배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처음부터 꼭 필요한 것만 사는 것’이다.

코로나는 기후변화 때문에 왔다하고,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온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아져서 이고, '빌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2021)에 의하면, 이산화탄소는 뭔가를 만드는 데서 가장 많이 배출된다고 한다. 생산을 하려면 공장이 돌아야하고, 에너지가 소모되니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그것을 운반하고 사용하는데, 그리고 버려진 것을 처리하는데도 모두 에너지가 사용되어 지구를 뜨겁게 한다.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페기물 관리의 제1원칙인 '처음부터 발생 줄이기'를 위해 '꼭 필요한 것만 사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1+1, 반값 세일이라고 충동구매하지 말고, 보고 싶지 않아도 노출되는 '싸고 좋으니 사라'는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꼭 필요한 것만 메모하고 사자. 코로나보다 더 쎈 놈을 만나 모든 것을 잃기 전에.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 / 지구환경학박사 ⓒ에코맘코리아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 / 지구환경학박사 ⓒ에코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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