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 미트’를 이용한 버거 제품 ⓒBeyond Meat
미국의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 미트’를 이용한 버거 제품.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Beyond Meat

최근 재미있는 소식을 들었다. 곤약으로 만든 고기나 두부로 만든 핫바와 같이 대체육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마트, 이마트 등 국내 대형 유통업계에서도 대체육 제품 매출이 증가했고, 이마트의 채식주의 존에는 동원F&B의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전문인 비욘드미트가 입점했다.

여름 휴가 계획을 세우다 보니, 코로나19로 ‘집콕’ 기간 동안 늘어난 몸무게를 어떻게 줄여야 할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탄소제로’ 사회를 위해 대량 사육되는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또 해외 육가공 공장이 코로나로 폐쇄되면서 글로벌 육류 공급망이 무너진 것도 고기의 대체재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나는 그저 다이어트가 시급해서 ‘곤약 고기’를 듣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음식물은 누구든지 만들 수 있는 것이고 특별한 기술이 적용되지 않을 것 같지만, 칼국수 같은 조리된 음식도 특허 등록이 돼 있다. 특히, 고기의 맛과 식감을 재현한 대체육은 식품업계의 연구 개발 성과로, 당연히 특허의 대상이다. 대체육 개발 기술의 핵심은 고기의 맛과 향, 그리고 질감을 재현하는 것이다.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한 특허 기술을 살펴봤다.

올해 6월4일 등록된 주식회사 네이처센스의 식물성 고기(한국 등록특허 제10-2263365호)는 콩이나 밀로부터 단백질을 분리하여 만들었다. 소, 돼지, 닭의 피로부터 헤모글로빈 단백질을 분리해 식물성 단백질과 섞어서 고기의 향을 재현했다. 또 헤모글로빈 단백질을 사용해 생긴 특유의 비린 맛과 향을 제거하기 위해 수련초와 한련초 추출물을 섞었다고 한다.

식물성 고기에 첨가하면 육즙과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는 식물성 지방 에멀젼에 관한 특허도 등록됐다(건국대학교, 한국 등록특허 제10-2215407호). 우리에게 익숙한 카놀라 오일에 레시틴을 녹이고, 물에 분리대두단백질을 섞은 것을 넣어 기계 처리해서 제조한다. 식물성 고기 특유의 식감에 불만족하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듯하다.

우리가 고기를 씹을 때 느끼는 식감은 고기의 근막에서 비롯되는데, 이것을 재현한 특허도 있다. 세종대학교는 식물성 고기에 근막을 모방하여 형성하는 기술로 특허를 받았다(한국 등록특허 제10-2123662호). 분리대두단백질로 필름을 만드는데, 필름 사이에 알지네이트라는 물질로 가짜 근육을 만들었다. 알지네이트를 사용한 근육과 진짜 고기 근육의 형상을 유사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식품연구원은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를 사용하여 동물성 고기와 식감과 경도가 유사하고 관능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식물성고기에 관한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한국 등록특허 제10-2104464호).

우거지와 감자를 이용한 식물성 패티의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한국 등록특허 제10-2027091호)도 있다. 물에 불렸다가 탈수한 우거지와, 물에 불려 수화된 콩단백을 으깬 감자를 배합하고, 간장 등으로 간을 하고 익혀서 만든다. 개인이 발명한 것으로 보이는데, 육류와 비슷한 식감을 내면서도 섬유질이 풍부하다고 한다.

다이어트용 식품을 직접 제조해서 먹는 경우라면, 내가 가진 레시피가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열심히 만들어서 유심히 씹어보고 기록해두자.

김지우 다선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 ⓒ여성신문
김지우 다선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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